21일 총 18만8,000여명의 신입생을 뽑는 2007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됐지만 때아닌 ‘실시간 경쟁률 발표 안 하기’ 논란으로 입시 현장이 혼란에 빠져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수도권 주요 대학들이 올해 입시에서 매시간 경쟁률을 내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해당 대학들은 “와전된 것이며, 경쟁률 발표 여부는 대학 자율”이라고 반박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교육부와 대학들이 대입정책을 놓고 서로 말이 틀리면 누굴 믿어야 하냐”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발단은 서울ㆍ인천지역 입학관계자들이 모여 올해 정시모집 접수 마지막날 실시간 경쟁률을 내지 않기로 했다는 교육부와 대교협의 발표였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13개 대학이 인터넷 접수 사이트 다운 등 불상사를 방지하고 소신지원을 유도하기 위해 실시간 경쟁률을 발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게 교육부 등의 설명이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올해 정시모집의 경우 경쟁률 발표가 아예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대학들이 전면 부인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박천일 숙명여대 입학처장은 “지금까지 대입에서 실시간 경쟁률을 발표한 적이 단 1차례도 없다”며 “왜 새삼스럽게 이런 이야기가 나와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태중 중앙대 입학처장도 “주요 대학들은 대부분 원서접수 마지막날 오전 한차례만 경쟁률을 발표하고 마감이 끝난 뒤 최종 집계를 내고 있다”며 “올해에도 이런 방침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서접수 마지막날 실시간 경쟁률은 예년처럼 발표하지 않는 대신, 대학 실정에 따라 오전ㆍ오후 시간대에 중간 경쟁률은 밝히겠다는 의미다.
고려대 연세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대부분 대학은 접수 마지막날 오전 10시(일부 오전 9시) 한차례와 마감 후 경쟁률을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원서접수가 본격화하자 서울시내 대학들에는 수험생들의 경쟁률 발표 여부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 사립대 관계자는 “예년처럼 오전ㆍ오후로 나눠 경쟁률을 발표할 것”이라며 “경쟁률 발표는 정보제공 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교육부는 2005ㆍ2006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 과정에서 마지막날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몰려 접수 사이트 서버가 다운되자 ▦실시간 경쟁률 발표 지양 ▦서버용량 확대 ▦모집군별 접수기간 조정 등 대책을 추진해 왔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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