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의 문경은(35)은 표필상(전자랜드), 이창수(모비스)에 이어 프로농구 최고령 서열 3번째 ‘왕고참’이다. 그러나 트레이드 마크인 3점포는 나이를 무색케 한다. 특히 주장을 맡아 김태환 전 감독의 퇴진 이후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는 데 앞장섰다. 방성윤이 도하 아시안게임 대표로 빠졌을 때도 궂은 일을 도맡았다.
SK가 21일 전주실내체유관에서 열린 2006~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람보 슈터’ 문경은의 결정적인 3점포 5방에 힘입어 90-78로 대파했다. 이로써 SK는 시즌 9승(12패)째를 올리며 공동 6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최하위 KCC는 주포 추승균이 한 달 만에 복귀했지만 또 다시 뒷심 부족으로 패하며 14패(7승)째를 당했다.
전반을 37-33으로 앞선 채 마친 SK는 3쿼터 시작하자마자 KCC 변청운과 그랜트에게 골밑슛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문경은의 고감도 3점포가 고비마다 빛났다. 문경은은 곧바로 깨끗한 3점슛으로 3쿼터 분위기를 다시 뺏어 왔고, 80-71로 쫓긴 4쿼터 2분39초를 남기고 다시 연속 2방의 3점슛을 꽂아 넣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문경은은 3점슛 6개를 던져 5개를 성공시키며 22득점, 6리바운드, 가로채기 2개로 코트를 휘저었다. KCC는 복귀한 추승균이 17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접전을 벌이던 3쿼터 중반 그랜트가 파울트러블에 걸려 12점차로 무릎을 꿇었다.
한편 KCC의 허재 감독은 경기 종료 5분29초를 남기고 SK 루 로가 공격 도중 엔드라인을 밟았다고 거칠게 항의하며 선수들을 철수시켰고, SK 강양택 감독대행도 그런 허 감독에게 테크니컬파울을 주지 않는다며 선수들을 퇴장시키는 등 볼쌍사나운 사태가 벌어졌다.
허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심판 판정에 불만이 있어도 꼴찌의 핑계라고 생각해 항의한 적이 없다. 하지만 오늘은 판정에 대해서는 심판 설명회를 요청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전주=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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