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람들은 모두 가족이라는 사회의 구성원이다. 물과 공기의 소중함을 잊고 살듯 가족의 소중함도 가족 중 누군가가 중병이나 죽음에 직면할 때야 비로소 깨닫곤 한다. 드라마 <투명인간 최장수> <기적> 등에서 시한부 삶을 사는 아버지가 등장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 것처럼 ‘불치병’ 설정은 가족 드라마에 있어 일종의 클리셰다. 기적> 투명인간>
SBS가 25일 오전 10시40분 방송하는 특집 드라마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극본 박범수, 연출 홍창욱)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아버지의 딸을 향한 사랑을 그린다. 이 드라마 역시 불치병이라는 설정을 이용하지만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부녀관계를 등장시켜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유효한지와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고민해 본다. 나의>
달호 부부는 5년째 아이가 없어 입양을 결심한다. 친구 석태가 사고를 쳐서 낳은 아이를 떠맡게 된 달호는 아이를 찾지 않겠다는 석태의 약속을 받아낸다. 달호 부부는 아이의 이름을 ‘바다’라고 짓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지만 나들이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부인은 숨지고 달호는 머리를 크게 다친다.
어느덧 바다는 아홉 살 소녀로 자라 요즘 건망증이 심해진 아빠에게 잔소리를 할 정도다. 인형극단의 일원인 달호는 그런 딸 아이의 채근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석태가 나타나 바다를 돌려 달라고 한다. 달호는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며 뿌리치지만 석태는 법적 절차를 밟아서라도 딸을 데려가겠다고 한다.
한편 달호는 바지도 입지 않고 출근길에 나서거나 녹화 도중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한다. 자주 다니는 길마저 잃어버린 달호는 병원에서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받는다. 젊은 나이에 치매에 걸렸다는 것보다 어린 바다를 두고 떠나야 하는 사실이 달호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결국 석태에게 바다를 보내기로 결심한다.
달호 역은 손현주가 맡아 병에 걸려 심신이 무너지면서도 딸에게 자신의 고통을 보이지 않으려는 아버지의 사랑을 보여준다. 바다 역은 남지현이 맡아 자신조차 기억 못하는 아버지를 지키려 애쓰는 모습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실 예정이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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