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 실수 때문에 우승을 놓친 아사다 마오(일본)에게 약간 미안하다.”
‘은반 여왕’ 김연아(16ㆍ군포수리고)가 19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06~07 국제빙상연맹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여자싱글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지 3일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우승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웃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이기고 정상에 올랐는데.
“아사다는 물론 안도 미키도 나보다 실력이 뛰어난 선수다. 연습할 때 이들의 연기를 보면서 기가 죽었던 것도 사실이다. 성인 무대 첫 데뷔전이라 부담이 많았는데 우승해 자신감이 생겼다.”
-목소리가 떨리는데 우승 당시의 상황을 말해달라.
“우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감동을 느낄 틈이 없었다. 예상 밖의 우승이라 머리가 텅 빈 것 같았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예술적인 측면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많다.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그냥 평소처럼 했을 뿐인데. 안무를 짜준 캐나다 안무가가 어려운 동작을 주문하긴 했다. 미쉘 콴처럼 전세계 피겨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트리플 악셀(공중 3.5회전)을 연습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트리플 악셀은 연습한다고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부상 위험을 무릅쓰고 트리플 악셀을 시도할 생각은 아직까지 없다. 아사다나 안도 같은 선수는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지만 모두가 구사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당분간 내 장점을 살리는데 힘쓰겠다.”
한편 김연아를 지도한 박분선 코치는 “예전과 달리 김연아를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연아의 연기가 예술적인 면에서 돋보여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려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영종도=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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