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마무리되면서 새해 재테크 전략을 짜봐야할 시점이 왔다. 올해 최고의 상품은 뭐니뭐니 해도 해외펀드, 특히 40% 이상의 초고수익을 가져다 준 중국이나 인도 펀드였다.
이와 함께 아파트 중심의 부동산 시장도 여전히 초강세를 보였다. 반면, 국내 주식시장은 등락을 거듭하다 소폭 상승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렇다면 내년은 어떻게 될까. 국민은행 청담PB센터 김형철 팀장, 신한은행 PB지원실 김은정 재테크팀장, 우리은행 Two Chairs 강남센터 김해식 팀장, 하나은행 김창수 재테크팀장 등 4대 시중은행 재테크 전문가에게 2007년도 재테크 전략을 들어봤다.
내년에도 채권보다는 주식
내년에도 여전히 채권보다는 국내외 주식투자가 유망할 것이란 것이 공통된 전망이었다. 김형철 팀장은 “ 세계 경제가 중국ㆍ인도의 고성장과 일본의 장기 디플레이션 탈피 등 4%대의 성장세를 지속하고 국내 경기도 내년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도 채권투자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팀장도 “30~40대가 경제주체로 부상하면서 한국인의 자산분배 성향이 위험회피에서 위험수용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지속된 저금리로 인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자산을 편입해 기대수익률을 높일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형철 팀장은 “채권의 경우도 장단기 금리차가 크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장기채보다는 단기채 위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흥시장 여전히 유망하나 분산 투자 필요"
무엇보다 내년에도 중국ㆍ인도 등 신흥시장의 해외펀드가 여전히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꼽혔으나 올해보다 리스크 관리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창수 팀장은 “유로, BRICs, 일본 경제의 탄탄한 성장 및 회복세 등으로 해외 주식시장이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전세계적인 증시 상승 지속과 신흥시장의 단기 과열 논란으로 위험관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팀장도 “인도 등 해외시장의 성장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기준가가 이미 너무 높아져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특정 시장에 집중하기 보다는 신흥시장의 고수익과 선진국 시장의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창수 팀장은 “중국ㆍ인도 시장의 비중을 현재 상태로 유지하거나 조금 낮추고, 선진시장 등 전세계에 골고루 분산 투자하는 글로벌형 펀드나 신흥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지역형 펀드의 투자 비중을 높여서 투자 위험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철 팀장도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일본, 미국ㆍ일본시장에 비해 저평가된 유럽 등의 선진시장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해식 팀장은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베트남 시장 등 도입기 시장의 경우에는 거액을 일시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5년 정도의 투자기간을 정해 적립 형태로 장기적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주식시장 관심가질만"
이들 전문가 모두 올해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한 국내 주식시장에 대해 내년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밝혔다. 김창수 팀장은 “올해는 외국인 매도 공세로 해외증시에 비해 크게 부진했지만, 내년에는 안정적인 상승기조가 예상된다”며 “유가가 현수준을 유지하고 예상대로 기업이익이 증가하면 코스피 지수 1,650이상의 상승이 예상된다는 전망이 많다”고 말했다.
김해식 팀장도 “내년 우리 경제성장률이 4% 중반에 그치는 등 거시경제 환경은 악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개별 기업들의 내성이 강해져 기업 이익은 개선될 여지가 충분하다”며 “올해 12조원 이상의 외국인 매도 압력에도 1,400선을 지켜냈는데, 적립식 펀드를 통한 개인 투자와 기관투자가들의 매수,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 확대 등이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팀장도 “내년엔 1,600대 이상 상승한다는 전망이 강세로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 시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연계펀드(ELF), 부동산펀드, 금펀드
다만, 김창수 팀장은 “주도주 변경이 심한 국내 주식시장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대상 자산의 분산투자로 위험을 낮춰가면서 주식편입 비중을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해식 팀장은 “지속 상승보다 박스권 움직임을 예상한다면 주가연계펀드(ELF)를 추천한다”며 “ELF는 원금 보전형에서 연간 13%내외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까지 다양하게 출시돼 금융자산의 기본 포트폴?윷?구성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형철 팀장은 “미국, 호주, 유럽 등의 상업용 빌딩 등에 투자해 임대 수입과 함께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부동산펀드나 미 달러 약세에 대한 대안으로 가격상승이 기대되는 금 관련 펀드 등도 비교적 높은 수익이 예상된다”며 “국내외 주식형 펀드와의 상관관계가 낮아 분산투자효과도 높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불안정"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불안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김창수 팀장은 “단기 급등으로 가격 부담이 있으나 부족한 수급, 여전히 낮은 금리 등을 감안하면 가격 상승 여지는 아직도 많다”면서도 “하지만, 금융당국의 각종 대출 규제와 정부의 부동산 대책용 세제가 내년 현실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 요인도 많아 전반적으로 불안한 보합 내지, 큰 폭의 등락 가능성도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해식 팀장은 “대선에 따른 기대감과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상승 압력 등 변수가 많다”며 “개별 호재가 있는 토지나 뉴타운 지분 등은 투자상품으로 계속적인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그러나 “본인의 소득수준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대출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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