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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돌아본 2006스포츠] WBC 4강신화 김인식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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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돌아본 2006스포츠] WBC 4강신화 김인식 감독

입력
2006.12.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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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과 환희, 좌절과 재기의 드라마.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의 선전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신화의 창조로 시작된 올해의 한국 스포츠는 아시안게임 3연속 종합 2위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올 한해를 수놓았던 화제의 인물을 통해 2006년 한국스포츠를 정리한다. <편집자주>

“한국야구가 세계 최강 미국야구를 이길 줄 누가 알았겠나?”

# '마무리 찬호' 등 신출귀몰 용병술 빛나…새해목표는 '도하 악몽' 털어내는 것

‘야구 월드컵’이라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미국을 비롯해 일본, 멕시코 등을 잇달아 격파한 김인식(59) 한화 감독. 그는 WBC 4강 신화를 일군 지난 3월을 회상하며 활짝 웃었다.

“국민들의 성원이 있었고, 선수와 코치가 잘해준 덕분에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대한민국은 미국에서 연일 들려오는 승전보에 열광했고, 국민들도 잠시나마 시름을 잊고 ‘행복한 3월’을 보냈다. 야구에서 길거리 응원이 등장한 것도 이때가 처음이었고, 변방으로 취급 받던 한국야구의 존재를 세계에 알린 것도 이 대회였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1차 목표는 본선 진출. 아시아 예선에서 일본에 지더라도 대만은 꼭 이기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덕장(德將)으로 소문난 그는 신출귀몰한 용병술로 아시아 최강 일본마저 제압했다. 박찬호를 전천후 투수로 변신시킨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카드였다.

‘믿음의 야구’는 WBC에서 이른바 ‘휴먼 야구’로 활짝 꽃을 피웠다.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가 총출동한 미국은 물론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하는 일본까지 연파했지만 김 감독은 모든 걸 운과 선수들의 덕으로 돌리는 ‘겸양의 미덕’을 선보였다. “내가 한 건 아무 것도 없어. 타자들이 꼭 필요할 때 점수를 내줬지, 투수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실점을 막아줬지, 게다가 어려울 때마다 멋진 수비까지 나오니 이길 수밖에.”

WBC 4강에 이어 소속팀 한화를 7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 시킨 그는 2006년을 최고의 해로 만들었다. 두산 감독 시절 그의 별명은 ‘재활공장장’. 한물갔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도 그의 손을 거치면 재기했다.

지난해 그는 재활공장장에서 ‘재활의 신’으로 승격했다. 올해는 WBC에서 ‘국민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국민 감독으로 불린다는 사실이 황송하다. 2006년은 내 야구인생의 절정인 것 같다.”

새해를 맞는 김인식 감독의 꿈은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몰락한 ‘한국야구의 부활’이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 뉴스인 뉴스

# 오점 남긴 김재박 감독은 '최악의 한해'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김인식 감독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면 김재박(52) LG 감독은 인생의 최대 오점을 남겼다.

김 감독이 지휘한 야구대표팀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장담했지만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은 물론 사회인야구 대표가 출전한 일본에까지 무릎을 꿇어 야구계를 충격에 빠트렸다. 김감독은 대만전 패배 후 “현지 적응에 실패했다”고 말해 ‘설화’를 겪기도 했다.

지난 11년간 현대에서 4차례나 우승을 일궈낸 그는 그 공로를 인정 받아 역대 프로 사령탑 최고 대우인 3년간 총 15억 5,000만원에 LG 지휘봉을 잡았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그의 야구인생은 아시안게임 참패로 가시밭길로 바뀌었다. 김 감독에게 2006년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악몽의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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