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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퍼내서 환율걱정 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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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퍼내서 환율걱정 던다

입력
2006.12.1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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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이 경제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자, 외환당국과 정부에서 '넘치는 외화 해외로 퍼내기'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15일 내년부터 국내 은행들이 외환보유액을 빌려 해외증권에 투자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외화대출 연계 통화스왑거래 확대 시행 방안'을 발표했다.

확대대상은 외국환은행의 국제영업 활성화를 위한 은행 본점의 해외증권투자, 산업자원부가 고시하는 첨단시설재와 재정경제부가 고시하는 공장자동화 물품 구입용 외화 대출이다.

외화대출연계 통화스왑 제도는 한국은행과 통화스왑 계약을 맺은 외국환 취급 국내은행이 원화를 맡기고 외환보유액을 받아 외화대출 등에 활용하는 제도다.

이때 은행은 한은에 국제시장의 단기 기준금리인 리보(LIBOR)를 지급하고 한은은 은행에 국고채 금리를 지급한다. 통화스왑은 국내에 넘쳐 나는 외화를 해외투자에 활용함으로써 환율 안정에 기여하는 효과와 동시에 원화를 흡수해 통화량을 줄이는 이중의 효과가 있다.

여기에 최근 과다 발행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통화안정증권 발행 역시 줄일 수 있어 1석3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한은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외화대출연계 통화스왑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통화스왑 실적이 총 34건, 5억 달러에 불과해 이번 용도 확대 조치로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또 소액, 여러 건의 외화대출이나 해외증권 투자는 먼저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하고 외국환은행이 외화자금을 받아가서 사용한 후 지정한 용도에 사용했는지 사후에 보고하면 되도록 절차도 간소화했다.

한편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이날 '환율 하락 관련 수출중소기업 대책회의'에 참석해 원화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국내 외환시장에 과잉 공급된 달러를 해외로 내보내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최근 환율 하락이 우리 수출경쟁력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다소 괴리돼 있다"며 "달러의 과잉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보유 외환을 이용해 해외 직ㆍ간접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은 또 대책회의에서 수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기 위해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옵션형 환변동 보험을 내년 초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아울러 환위험 관리비용 절감과 결제통화 다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무역협회의 환변동 보험료 지원을 엔화 등 기타 통화에 대해서도 확대 시행하고 구조개선자금과 산업기반자금, 수출금융자금 등 주요 정책자금의 상환도 최장 1년6개월간 유예해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연구원은 "넘치는 외화를 퍼내 환율을 안정시키려는 최근의 정책은 자본흐름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자산가격이 이미 높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해외부동산투자 허용범위 확대나 통화스왑을 통한 금융기관의 해외증권투자 허용은 그 시기가 적절치 않다"고 우려했다.

90년대 초반 넘치는 달러를 처리하기 위해 해외부동산 및 증권 투자를 장려했다가 이후 전세계적인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위기를 불렀던 일본의 경우가 연상된다는 것이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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