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수많은 제국 가운데 유독 로마만이 어떻게 민족과 문화, 종교의 벽을 극복하고 '보편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을까." 로마 건국에서부터 서로마 멸망까지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를 15권이라는 막대한 분량의 <로마인 이야기> 로 담아낸 일본의 여류 작가 시오노 나나미(69)가 줄곧 가졌던 의문이다.
그는 최근 <로마인 이야기> 를 완간하면서 가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의 이러한 의문에 답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보려 했다"며 납득할 만한 해답을 얻는데 15년이란 시간과 15권이란 막대한 분량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종편인 <로마 세계의 종언> 후기에서도 "한 나라의 역사는 한 사람의 생애와 같다. 철저하게 알고 싶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의 탄생부터 죽을 때까지를 알아야 하듯이 역사도 마찬가지다"라며 15권까지 쓰지않았다면 로마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마를 알기 위해 로마에 머물며 모든 정열을 바친 작가는 1992년 1권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뤄지지 않았다> 를 선보인 뒤 해마다 한 편씩 내놓았다. 로마인 이야기는 일본에서만 540만부가 팔린 초베스트셀러.
그는 "역사는 인간이 만드는 것으로, 복잡한 인간의 활동을 간단하게 기술하는 것은 나로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서술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해설은 매우 싫어한다"며 로마인 이야기에 매달렸던 15년을 회고했다.
그는 마지막권에 대해 기존 역사서와는 달리 '어떻게 멸망했나'에 중점을 뒀다면서 "베네치아 공화국, 고대 로마제국 등과 같이 번창했다 망하는 것을 순리대로 받아들이는 게 역사에 대한 예의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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