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최구식 의원이 최근 정치행보가 부쩍 활발해진 이회창 전 총재를 공개 비판, 일부 의원이 반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최 의원은 이 전 총재가 13일 강연에서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라는 표현으로 정계 복귀를 암시하는 듯한 발언을 한 점을 겨냥했다. 실제 이 전 총재의 한 측근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최 의원은 먼저 “충무공이 ‘상유십이 순신불사’(아직 배 12척이 남아있고 (이)순신은 죽지 않았다)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며 “직접 사서를 찾아본 결과 충무공은 선조에게 올리는 장계에서 순신이 아닌 미신(微臣:미천한 신하)이라는 말을 썼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어 “이회창씨는 두 차례 대선에서 패배했다.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불패의 군대를 이끌고 그랬다”며 “이회창씨는 충무공이 아니라 원균에 가깝다. 역사를 보면 원균은 그나마 나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이회창씨는 1차 때는 아들 병역, 2차 때는 아들 딸 빌라 문제 등 본인 과오로 패배를 초래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세력이 강해 이길 수 있었으나 이회창씨의 착각과 오판이 (패배하는데) 결정타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곳곳에서 “뭐하는 거야”(김무성 의원) “여기가 열린우리당 의총장이냐”(이상배 의원) “너 혼자 뜨는 자리냐”(윤두환 의원)는 고함이 쏟아졌다. 급기야 김형오 원내대표가 “그만 해”라고 소리를 질렀고, 최 의원은 원내부대표들로부터 발언을 제지당했다. 사학법 재개정 결의를 다지기 위한 의총 주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최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간적인 정리로 참고 있는 후배로부터 더 지독한 말을 듣지 않게 되길 빈다”고 덧붙였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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