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 부인 우수전(吳淑珍ㆍ54)이 15일 재판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국고에서 1,480만대만달러(약 4억원)를 부정 취득한 혐의로 재판정에 출두한 우수전은 심리가 시작되자마자 기절해 인근 국립 대만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재판은 무기한 연기됐다.
우수전은 1985년 교통사고 이후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타고 생활해 왔으며 최근 대규모 천 통총 반대 시위와 측근 비리 조사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직전 우수전의 변호인단은 “현재 건강 상태로는 출석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뜻을 밝혀왔다. 대만 언론들은 우수전이 건강이 악화돼 체중이 30㎏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병원으로 후송된 우수전의 회복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재판은 대만 정치사상 최초로 총통 부인이 국고를 유용해 기소됐다는 점과 유죄가 확정될 경우 총통이 퇴임할 수도 있어 초미의 관심을 끌었다. 퇴임 압력을 받고 있는 천 총통은 우수전의 유죄가 입증되면 사임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우수전은 3일 전직 보좌관 3명과 함께 2002년 7월부터 올 3월까지 비밀 외교기금인 국무기요비(國務機要費) 지출분 중 1,480만대만달러를 가짜 영수증을 만들어 부정 취득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수전과 천 총통은 이 돈을 원래 목적인 비밀외교에 썼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돈의 일부가 우수전과 가족들의 사치품을 구입하는데 들어갔다며 기소했다. 우수전의 사위도 주식 내부자 거래로 5월 구속돼 이달 말 재판이 예정돼 있다.
해쓱한 모습으로 휠체어에 의지한 채 재판정에 출두했다 쓰러진 우수전에 대한 동정여론이 높아지고 있고 재판 재개 여부도 불투명해 천 총통 임기 내 처벌이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손재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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