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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주 영어타운 발상은 그럴듯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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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주 영어타운 발상은 그럴듯한데

입력
2006.12.18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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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가 내놓은 제주 영어타운 설립계획은 대단히 파격적이고 야심찬 구상이다. 우선 규모부터가 방대하고, 공부를 비롯해 생활 전체를 영어로 하는 정주(定住)식의 일체형 교육시설이라는 점에서 기존 영어교육시스템을 넘어서는 발상이다.

계획대로라면 학교 영어교육에 주는 자극효과와 함께, 전체 국가서비스수지 적자 규모의 4분의 1을 넘어선 막대한 교육수지 적자의 개선에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처럼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고 앞으로도 그 비중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은 국가경쟁력과 직결될 만큼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더 이상 논란 대상도 아니다. 국제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제 우리의 실력을 제대로 드러내거나 평가 받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이 소통능력 미숙에 있다는 점은 안팎에서 누누이 지적하고 있는 바다.

그럼에도 현재의 영어마을 운영은 단기적인 이벤트성 체험 위주에 그치고, 학교 영어교육은 아직 여건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위험과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조기유학이 날로 늘어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성장기 1~2년의 집중교육 및 체험으로 영어구사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영어타운은 시도해 볼 만한 대안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막대한 재원 마련에서부터 교사진 확보, 교육시스템 개발 및 운영, 해외 교육기관과의 연계, 구체적 학생선발 방안 등 해결하고 넘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조기유학과 달리 제주 영어타운은 국내 제도교육권 안에서 귀족형 교육과정으로 변질될 개연성이 없지 않다는 점에서 또 다른 교육계층 간의 갈등요인이 될 소지가 크다.

정부와 학부모의 교육비 분담비율을 적절히 조절하고, 일정 부분 저소득층을 배려하는 문제 등 세심하게 검토해야 할 대목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의욕적인 영어타운 구상이 그저 실험으로 끝나거나 갈등의 원천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연구와 사전 준비를 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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