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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 취임 선서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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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 취임 선서식

입력
2006.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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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분쟁 해결·유엔 개혁… 潘의 도전이 시작됐다유엔헌장에 손얹고 선서 이례적… 리셉션엔 외교사절 900여명 축하

반기문 유엔 차기 사무총장이 14일 취임선서를 함으로써 세계평화와 번영을 향해 움직이는 유엔 무대에서 한국인 사무총장 시대가 개막됐다.

취임선서는 유엔 총회 의장과 192개 회원국 지역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반 총장이 코피 아난 총장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임무를 이어받는 행사. 따라서 임기 시작에 맞춰 내년 1월 사무국 차원의 취임식이 예정돼 있지만 이번이 사실상 공식 취임 행사인 셈이다.

반 총장은 이날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오직 유엔의 이해에 따라서만 복무하겠다’는 엄숙한 선서를 통해 ‘세계시민’으로서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알 칼리파 총회 의장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된 행사는 10년 만에 유엔을 떠나는 아난 총장의 퇴임식과 반 총장의 취임선서 등 2부로 나뉘어 2시간 가량 진행됐다.

반 총장 취임선서는 지금까지 관행과 다르게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1∼7대 사무총장들은 총회 의장 앞에서 손을 들고 선서해 왔다. 그러나 반 총장은 유엔 헌장에 손을 얹고 총회 의장이 낭독하는 선서문을 한 줄씩 따라 읽었다.

선서를 하는 동안 역대 총회 의장과 부의장단, 상임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위원회 의장 등 20여명이 반 총장 주변을 반 타원형으로 에워싸고 신임 총장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선서식단 주변에는 반 총장이 과거 유엔 근무 시절 비서실장으로 보좌했던 제56차 한승수 유엔 총회 의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선서식에 이은 취임연설에서 반 총장은 “국제연합이라는 좋은 이름은 유엔이 가진 가장 고귀한(valuable) 자산이지만, 그만큼 훼손되기도 쉽다(vulnerable)”며 “유엔헌장은 사무국 직원들에게 최고 수준의 효율성과 경쟁력, 청렴을 요구하는 만큼 솔선수범 하겠다”고 유엔 개혁의지를 강조했다.

공식행사를 마친 반 총장은 컨퍼런스룸으로 이동해 내외신 기자들과 30여분 동안 인터뷰를 가졌다. 오후 4시에는 한국 특파원들과 별도 간담회도 열었다. 이어 저녁 6시부터 2시간 가량 유엔본부 맞은편 한국 대표부에서 연 리셉션에는 외교사절 900여명이 찾아와 취임을 축하했다.

반 총장의 취임선서에 앞서 아프리카 지역 대표인 아부마카르 이브라힘 아바니 니제르 대사는 아난 총장의 노고를 치하하는 결의안을 즉석에서 상정해 회원국들의 박수로 통과시켰다. 미국은 사임을 표명한 존 볼튼 유엔대사 대신 알렉스 울프 차석대사가 연설문을 대독했다. 볼튼 대사가 그동안 아난 총장과 유엔 개혁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점을 의식해 불참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여기저기서 흘러나왔다.

유엔 관계자는 “아난 총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지만 오늘로 모든 공식 업무는 종료됐다”고 말했다. 아난 총장은 당분간 고국인 가나로 돌아가지 않고 스위스 제네바에 거주하면서 비정부기구(NGO) 활동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임기 개시 후 최우선 과제로 유엔 사무국 개혁을 추진할 것임을 밝힌 뒤 “먼저 유엔 내부로부터 지지와 믿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취임 선서문

"본인, 반기문은 성심과 사려, 양심을 다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본인에게 부여된 역할을 수행할 것을, 오직 유엔의 이해에 부응해 이 같은 역할을 이행하고 직무를 통제할 것을, 본인의 직무 행위에 관한 한 어떤 정부나 또는 유엔 외부의 어떤 권력으로부터도 지도를 구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I, Ban Ki-moon, solemnly swear to exercise in all loyalty, discretion and conscience the functions entrusted to me as Secretary-General of the United Nations, to discharge these functions and regulate my conduct with the interests of the United Nations only in view, and not to seek or accept instructions in regard to the performance of my duties from any Government or other authority external to the Organization."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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