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거래 및 성매매를 다룬 게임의 국내 출시가 허용돼 논란이 일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위원장 김기만)는 14일 성매매와 마약거래 등 반사회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GTA’(Grand Thief Auto)와 잔혹한 폭력 묘사로 화제가 된 ‘모탈 컴뱃’(Mortal Combat)에 ‘18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해 국내 출시를 허용했다. 두 게임 모두 액티비전코리아에서 소니의 휴대용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용으로 내년 상반기 중 내놓을 계획이다.
미국 게임 개발업체가 만든 GTA는 이용자가 게임 속 가상의 도시에서 갱단이 돼 범죄를 저지르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악당이다 보니 자동차를 훔치고 경찰이나 민간인을 죽인 뒤 돈을 빼앗는 것은 물론이고 조직적인 마약거래, 매춘부를 이용한 성매매 등 범죄를 저질러야만 점수가 올라간다. 미국에서도 범죄를 부추기는 게임으로 논란이 많았다.
영화로도 제작된 모탈 컴뱃은 여러 명의 등장 인물들이 대결을 벌이는 액션게임으로 신체 부위가 절단돼 나뒹굴고 피가 솟구치는 등 극단적인 폭력묘사로 화제가 됐다.
게임위에서도 등급 결정을 앞두고 9명의 심의위원들 사이에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게임위 관계자는 그러나 “심의위원들이 격론 끝에 바다이야기 사태이후 위축된 게임산업의 발전을 위해 청소년에게 판매할 수 없는 ‘18세 이용가’ 등급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심의위원단은 법조계, 시민단체, 학부모대표, 게임업계 종사자 등으로 구성돼 있다.
게임등급 신청 업체도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액티비전코리아는 “내용이 워낙 강렬해서 등급을 받을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다”며 “유사한 게임들의 등급 신청이 많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그 동안 영화에 비해 게임에 대한 등급심의가 지나치게 엄격했다”며 “판매상 단속 등 청소년 보호조치만 철저하게 취하면 문제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러나 “지나치게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게임이 출시되면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청소년에게 전달되는 경로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게임위는 앞으로도 게임산업 발전을 감안해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해서는 최대한 용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게임위 관계자는 “도박 등 사행성 게임에 대해서는 계속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지만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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