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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네덜란드서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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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네덜란드서 배우자

입력
2006.12.13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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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은 헤이그에서 이 준 열사가 순국한 지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국인에게 남다른 인연을 가진 헤이그에 한국 기업들이 투자할 경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유럽의 강소국 네덜란드투자진흥청(NFIA)의 야닉 디어아트 상담관은 12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강조하며 "구한말 고종의 특사 자격으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왔던 이 준 열사가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자결한 일을 네덜란드인들은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NFIA가 우리들도 기억하기 힘든 100년전의 이야기로 양국간의 유대를 강조한 것은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해 우리 기업들의 투자를 끌어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세심한 '감성 마케팅' 덕에 네덜란드에는 외국기업이 몰려오고 있다. 2003년 1억3,700만유로였던 NFIA의 투자 유치는 지난해 5억600만유로로 3배 가량 늘어났다. 우리처럼 자원이 빈약한 네덜란드가 강소국으로 부상한 것은 외자유치에 '올인'한 것이 크게 기여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외국 기업들의 등을 떠밀어 내는 형국이다. 월마트와 까르푸는 한국에서 사업을 접었고, 화이자와 바이엘도 공장을 닫았다. 인텔의 연구개발(R&D)센터도 짐을 싸고 있다. 이들의 철수는 현지화에 실패한 탓도 크다. 하지만 미흡한 규제완화, 외국기업에 대한 편견, 경직된 노사관계도 악재로 작용했다.

네덜란드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에서 1만6,000달러가 되는 데 1년이 걸렸으나, 우리나라는 10년이 걸렸다. 무엇이 이 같은 차이를 만든 걸까. "기업 국적에 상관없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만 구축하면 투자는 증가하게 된다"는 NFIA 관계자의 말이 귓가를 떠나지 않는다.

암스텔담=박일근 산업부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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