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진동수 재정경제부 2차관은 13일 과거의 대규모 달러 매입과 같은 적극적 시장개입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대신 금융기관들의 외화차입 규제와 같은 미시적 접근 방식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진 차관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가경영전략연구원이 주최한 수요정책포럼에 참석, "환율이 우리나라 펀더멘털(기초경제여건)에서 벗어나는 것 같다는 데 심각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며 "원화가 미국, 일본, 중국 등 경쟁국 통화에 비해 과도하게 절상됐다"고 말했다.
진 차관은 그러나 '환율방어를 위해 당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환율방어에 대한 일차적이고 종국적인 책임은 재경부가 갖고 있어 굉장히 아픈 지적"이라면서도 "언론과 국회에서의 시각 등으로 정부가 정책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진 차관은 이어 "최근 환율쪽 어려움을 갖게 된 이유 중 하나는 금융 기관들이 과다하게 엔화 차입을 일으켜 단기간에 자본 수지쪽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 기관들이 과도하게 엔화를 들여와 엔화대출에 나서면서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엔화의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거시적으로 볼 때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쪽에서의 달러 유출입을 관리해야겠지만 앞으로는 각 부문별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금융기관 엔화차입 등에 대해서는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면밀히 상황을 보고 있고 충분한 문제인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