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가에서 ‘대선 1년 전 지지율 1위 후보가 이듬해 대선에서 당선된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회자되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12일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이 이야기는 이전 두 번의 대선결과를 근거로 든다. 15대 대선을 1년여 앞둔 96년 말~97년 초 당시 신한국당 박찬종 전 의원이 김대중, 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1위를 달렸다. 박 전 의원은 이때 각종 조사에서 21~33%로 부동의 1위였고,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가 15~20%로 2위에, 이회창 신한국당 고문은 12~19%로 3위에 처졌다. 그러나 불과 6개월 후 지지도 순위는 완전 뒤바뀌었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도 상황은 비슷했다. 2001년 말~2002년 초 당시 이회창 총재는 30%대의 지지율을 보였고, 이인제 의원이 유일한 대항마로 인식됐지만 ‘노풍(盧風)’ 앞에 모두 손을 들었다.
이 전 시장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은 이날 “이회창 후보가 1위를 할 때는 경쟁자가 없는 일종의 무투표 1위였지만, 지금은 빅3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서 당시와 상황이 다르다”고 홈페이지에 반박 글을 실었다. 정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불리한 상황을 딛고 올라왔기 때문에 경쟁력이 생겼듯, 지난 여름 3위에 그쳤던 이 전 시장이 앞선 주자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섬으로써 이제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며 “이를 이전 결과에 견주어 1위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고 하는 것은 비유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정 의원은 “높은 지지율에 안주하다가는 후발주자의 추진력에 역전될 수 있다는 경종이라면 받아들이겠다”며 “이 전 시장도 늘 이런 점을 경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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