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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팬택 레이콤의 처방방식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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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팬택 레이콤의 처방방식에 주목한다

입력
2006.12.12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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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과 레인콤은 작은 중소기업으로 출발해 세계시장을 무대로 하는 유망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 국내 'IT 성공신화'의 주인공들이다.

무선호출기를 파는 직원 6명의 소기업으로 시작한 팬택계열은 20년 만에 매출 3조원의 세계 7위 휴대폰 제조업체가 됐다. 레인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도 극찬한 '아이리버'라는 혁신적 MP3 제품으로 세계시장을 휩쓸었던 기업이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 밀려 최근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다. 정부의 도움은커녕 재벌 기업들의 견제 속에서도 오직 실력 하나로 세계시장에 우뚝 선 기업들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과거 같으면 정부의 지원이나 워크아웃 프로그램에 의지해 회생의 길을 걸을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시장의 결정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토종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레인콤에 6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는 소식이 주목된다. 내부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대규모 신규자금이 유입될 경우 회생의 발판이 마련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알짜 기업들을 외국계 펀드에 헐값으로 넘긴 쓰린 경험에서 볼 때도 국내 펀드가 기업회생에 나섰다는 의미가 가볍지 않다.

팬택계열의 처리도 시장에 맡겨진 상황이다.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이 지난해 만료됐기 때문에 채권단 전원이 동의해야 워크아웃이 가능하다. 채권은행들은 팬택의 재기 가능성을 인정해 워크아웃에 동의했지만, 7,600억원에 이르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보유자들의 반응이 관건이다.

팬택은 지난해 1,600만대의 휴대폰을 전 세계에 팔아 17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국가 경제와 휴대폰 산업, 고용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만큼 크다.

채권단의 미온적 태도로 자칫 공중 분해될 뻔했던 하이닉스가 워크아웃을 거쳐 매년 2조원 대 순익을 내는 우량기업으로 변신한 사례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합리적이고 현명한 시장적 해결방식에 의해 두 기업의 문제가 잘 풀리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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