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가 11, 12일 테헤란에서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를 부인하는 학술회의를 개최, 서방 세계와의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는 반유대적 발언으로 이스라엘 및 서방과 설전을 벌여온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홀로코스트의 과학적 연구를 명분으로 약속했던 것이나 실상은 반유대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학자들의 면면부터가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는 수정주의자나 반시오니스트 일색이다. 큐클럭스클랜(KKK) 출신으로 백인 우월주의자인 미국 역사가 데이비드 듀크, 홀로코스트를 부인해 징역살이를 했던 프랑스 역사학자 로베르 포리송과 호주의 프레드릭 퇴반 등이 참석했다. 이스라엘 건국을 거부하는 급진 반시오니스트 랍비 조직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유대인 연합’ 소속 랍비들도 포함돼있다.
테헤란에서는 서방이 주장하는 홀로코스트의 역사가 진실로 통하지 않는다. 학술회의와 함께 개최되는 홀로코스트 사진전에는 유대인 수용소에 널브러진 시신 사진에 나치가 아니라 ‘티푸스에 희생된 사람들’이라는 설명을 붙였다. 참석자들은 “홀로코스트는 조작된 신화”라고 주장해온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반유대주의적 역사관을 지지, 이스라엘 등 서방의 주장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학술행사에 대해 “근본주의 이란 정권의 깊은 증오를 드러내는 역겨운 일”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도 “이번 행사는 홀로코스트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비난하는 등 서방의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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