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증시 조정을 불러왔던 환율 악재의 영향력이 한풀 꺾인 대신, 이번엔 14일 트리플위칭데이(지수선물ㆍ지수옵션ㆍ개별주식옵션 동시만기일)가 부담이 되고 있다.
사상 최대의 매수차익거래 잔고로 인해 만기일에 대규모의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만기일 충격이 오면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적극적 시장대응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11일 기준 매수차익거래 잔고는 4조3,4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소폭 줄었으나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이현주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만기일에 약 1조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며 “긍정적으로 예상하더라도 일정 수준의 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우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과거 3년간 12월 만기일 롤오버(이월) 비율 70%를 단순 적용하더라도 청산물량은 무려 1조2,000억원에 육박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확실성에 따른 투자심리의 악화로 이날 종합주가지수(KOSPI)는 1% 하락해 1,380선이 무너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만기일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소형주 중심의 대응이 바람직한 시장전략으로 제시됐다. 이현주 연구원은 “2001년 이후 23번의 만기일을 대상으로 현재와 같이 지수가 상승추세에 있을 때 만기일 10일 전 주가를 보면 대형주는 약 2.8%, 중소형주는 약 3.1% 올라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만기일 이후에 대해서는 지나친 우려를 경계하는 지적이 많다. 임정현 부국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물이 경험적으로 추세의 진폭, 기간, 각도 등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뿐 추세 자체의 방향성을 좌우한 적은 없었다”며 “일시적인 지지선 붕괴 가능성도 있지만 이 역시 빠른 시일 내에 극복된 사례가 많았다”고 밝혔다.
임 연구원은 이에 따라 만기일 충격이 있다면 오히려 적극적인 매수 우위의 시장대응을 할 것을 주문했다. 산타랠리(크리스마스 전후의 주가 상승), 1월 효과(한 해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우세한 1월에 주가 상승률이 높은 현상) 등을 감안하면 코스피 약세가 적절한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불확실성 해소라는 점에서도 만기일 이후는 긍정적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국내 증시가 만기일 일시 충격을 소화할 수 있다면 투자자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것”이라며 “국내 증시가 올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일본, 대만과 함께 막판에 글로벌 증시 상승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