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여자를 잘 콘트롤해요.” “가수 비의 모창을 보여드리겠습니다.” SBS <야심만만> 이나 KBS <해피선데이> 같은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쇼의 풍경이 아니다. MBC <말달리자> 와 KBS <미녀들의 수다> (사진)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미녀들의> 말달리자> 해피선데이> 야심만만>
<말달리자> 는 각 지방 사투리를 게임을 통해 배워보자는 취지로, <미녀들의 수다> 는 외국인 여성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들은 요즘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성 토크와 장기 자랑으로 상당 시간을 채운다. <말달리자> 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토크로 알아보거나 장기 자랑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절반을 차지하고, <미녀들의 수다> 는 여성들의 토크 사이에 ‘쉬는 시간’을 만들어 남성 출연자들의 춤과 노래를 유도한다. 미녀들의> 말달리자> 미녀들의> 말달리자>
그러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진다. <미녀들의 수다> 에서는 분위기를 띄운답시고 천명훈이 노래를 부르는 흑인 여성 출연자 옆에서 흑인 가발을 뒤집어쓰고 ‘시커먼스’를 외쳐 인종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작진은 “인종차별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왜 <미녀들의 수다> 같은 프로그램에 연예인들이 출연해 춤을 춰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미녀들의> 미녀들의>
물론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의 한 경향을 이뤄왔다. 하지만 대다수는 정보와 재미가 조화를 이루기 보다는 기존 오락 프로그램과 소재만 다른 연예인 중심의 쇼로 흐르고 있다. 우리 말을 게임을 통해 알아본다는 취지로 시작한 KBS <상상플러스> 도 언젠가부터 연예인 게스트의 토크가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스타와 그들의 가족이 함께 출연해 가족애를 확인해본다던 SBS <바이킹> 은 지난 주에 연예인들로만 출연진을 꾸몄다. 바이킹> 상상플러스>
당초 내건 프로그램의 취지가 어떤 것이든 결국 연예인의 신변잡기성 토크나 장기 자랑에 기대고 마는 빈곤한 아이디어와 허약한 구성. 이것이 현재 한국 오락 프로그램이 정체에 빠진 이유가 아닐지. 연예인이 없으면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걸까?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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