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온&오프] 연예인 없는 프로 불가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온&오프] 연예인 없는 프로 불가능?

입력
2006.12.12 23:47
0 0

“제가 여자를 잘 콘트롤해요.” “가수 비의 모창을 보여드리겠습니다.” SBS <야심만만> 이나 KBS <해피선데이> 같은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쇼의 풍경이 아니다. MBC <말달리자> 와 KBS <미녀들의 수다> (사진)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말달리자> 는 각 지방 사투리를 게임을 통해 배워보자는 취지로, <미녀들의 수다> 는 외국인 여성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을 알아보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들은 요즘 연예인들의 신변잡기성 토크와 장기 자랑으로 상당 시간을 채운다. <말달리자> 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토크로 알아보거나 장기 자랑을 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절반을 차지하고, <미녀들의 수다> 는 여성들의 토크 사이에 ‘쉬는 시간’을 만들어 남성 출연자들의 춤과 노래를 유도한다.

그러다 보니 어처구니없는 일도 벌어진다. <미녀들의 수다> 에서는 분위기를 띄운답시고 천명훈이 노래를 부르는 흑인 여성 출연자 옆에서 흑인 가발을 뒤집어쓰고 ‘시커먼스’를 외쳐 인종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제작진은 “인종차별을 의도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왜 <미녀들의 수다> 같은 프로그램에 연예인들이 출연해 춤을 춰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물론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은 최근 몇 년간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의 한 경향을 이뤄왔다. 하지만 대다수는 정보와 재미가 조화를 이루기 보다는 기존 오락 프로그램과 소재만 다른 연예인 중심의 쇼로 흐르고 있다. 우리 말을 게임을 통해 알아본다는 취지로 시작한 KBS <상상플러스> 도 언젠가부터 연예인 게스트의 토크가 프로그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스타와 그들의 가족이 함께 출연해 가족애를 확인해본다던 SBS <바이킹> 은 지난 주에 연예인들로만 출연진을 꾸몄다.

당초 내건 프로그램의 취지가 어떤 것이든 결국 연예인의 신변잡기성 토크나 장기 자랑에 기대고 마는 빈곤한 아이디어와 허약한 구성. 이것이 현재 한국 오락 프로그램이 정체에 빠진 이유가 아닐지. 연예인이 없으면 정말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걸까?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