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잘 쏘세요.”(윤옥희)
“그래, 너도 열심히 쏴라.”(박성현)
금메달이 걸린 결승전이었지만 팽팽한 긴장감 같은 것은 애당초 없었다. 활짝 웃으며 수다 떨고 장난 치는 두 선수의 모습은 친자매와도 같았다.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양궁장에서 벌어진 한국선수 간의 양궁 여자 개인 결승전. 6발까지는 후배 윤옥희가 49점으로 48점의 박성현을 앞섰다. 사이 좋게 나란히 점수를 쌓아가던 두 선수의 희비는 56-56으로 팽팽하던 8발째에서 엇갈렸다.
박성현이 10점을 쏜 반면 윤옥희가 4점을 쏴 점수가 벌어졌고, 그 격차는 끝까지 줄어들지 않았다. 박성현의 95-91 승리.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2관왕이었던 박성현이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박성현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2001년), 아시안선수권(2005년),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모두 우승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첫 한국 선수가 됐다.
다만 강풍속에서 치렀던 결승전의 점수는 역대 아시안게임 결승전 최소점수 기록. 박성현은 “2명만 본선에서 뛸 수 있는 점이 부담됐는데 제주도에서 바람 적응 훈련을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다”며 기뻐했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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