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의 대명사인 CJ의 ‘햇반’(사진)이 12일 출시 10년을 맞았다. 1996년 12월12일 처음 출시한 이래 10년 동안 팔린 개수가 무려 4억개에 달한다. 이는 국민 1명당 8.7개 가량을 먹은 셈으로, 그간 팔린 햇반을 쌓아올리면 에베레스트산 높이의 1,573배인 1만4,000㎞에 달하는 규모다. 출시 다음해인 97년의 한해 판매량은 600만개, 매출액은 70억에 불과했지만 올해 예상 판매량은 6,000만개, 예상매출은 870억원으로 CJ의 대표적인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햇반은 95년 삼성에서 독립한 CJ가 2년간 400억원을 투자, 사운을 걸고 개발한 제품이다. 당시만해도 즉석식품 시장은 라면과 카레 등이 장악해 ‘일회용 밥’ 시장성이 불투명했다. 또 이틀만 지나면 누렇게 변색되는 밥을 상온에서 6개월 이상 보존해야 한다는 기술적 난제를 넘어야 했다. 햇반은 출시 직후 3,4년간 매출 부진으로 고전했으나 이후 싱글족의 증가, 전자레인지의 보급 등과 맞물려 2002년 연매출 5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매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햇반의 성공에 자극받아 오뚜기(2002년), 농심(2004년) 등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현재도 CJ의 햇반이 시장점유율 70%대를 유지하며 즉석밥 시장의 최강자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사내에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마케팅팀 소속으로 햇반 개발을 밀어붙였던 김진수 현 CJ대표와 김해관 동원 F&B대표 등은 이후 승승장구 하기도 했다.
CJ 식품부문 김해동 본부장은 “햇반은 10년 전 즉석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국내 식문화를 바꾼 기념비적 제품”이라며 “식품 부문의 한류를 주도할 제품으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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