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연구그룹(ISG)의 권고대로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하더라도 미국은 중동의 이해관계에서 발을 뺄 수 없기 때문에 언젠가는 다시 이 지역에 군사적으로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카네기 재단의 객원연구원인 데이비드 로스코프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을 이라크 침공으로 이끈 경제적, 정치적 힘이 여전히 강력하고 저항하기 어려운 견인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중동에서의 ‘3차 걸프전쟁’은 불가피하다는 논지를 폈다. 이 논지에 따르면 지금의 이라크전은 ‘2차 걸프전쟁’이거나 오랜 세월동안 이어질 방대한 ‘걸프전쟁’의 한 ‘전투’에 해당한다.
이 신문은 ‘다가오는 3차 걸프전쟁’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장래 미국 군사개입의 핵심 원인은 단연 원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원유와 관련해 촉발되는 위협과 긴장도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수 십년에 걸친 미국과 이란의 반목,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 따른 위험 증대, 중동의 갈등이 더 광범위하고 값비싼 대가를 요구하는 전쟁으로 분출할 것이라는 두려움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중동에 대한 미국의 군사개입은 어느 당이 의회와 백악관을 장악하느냐와는 관계가 없다. 오히려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3차 걸프전에 휘말릴 수 있다.
기고문은 미국을 3차 걸프전으로 몰아 넣을 가장 개연성 있는 시나리오로 핵무기 야심이 있는 이란과의 대치를 상정했다. 이스라엘은 자신을 파괴하려는 이란의 핵 능력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아랍 국가들은 이스라엘을 미국의 대리인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전쟁의 위험은 더 커진다.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시리아, 이란 등 아랍국가와 이스라엘의 갈등도 문제다. 요르단,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권력 장악, 이란의 이라크 침공, 미국 본토나 해외 미국 자산에 대한 테러공격 등도 미국을 다시 전쟁에 나서게 할 수 있다. 3차 걸프전쟁은 이라크전 초기의 실패를 거울삼아 규모면에서 훨씬 큰 전쟁이 될 것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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