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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수 400만원… 감방서도 돈 버는 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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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수 400만원… 감방서도 돈 버는 해커

입력
2006.12.10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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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주소(도메인)를 훔쳐 구속된 해커가 옥중에서도 훔친 도메인으로 돈을 벌고 있다.

해커 정모(27)씨는 2월 다른 사람의 도메인을 불법 해킹한 혐의로 대구지검 첨단범죄수사반에 체포돼 대구지법에서 징역 10월형을 선고받고 복역하고 있다. 정씨는 2003년 9월~2005년 7월까지 도메인 등록대행업체 사이트를 해킹해 소유자가 자신인 것처럼 고쳐놓는 수법으로 도메인 59개를 가로챘다. 그가 훔친 도메인들은 경매 사이트에서 28억7,000여만원 상당을 호가한다. 보통명사나 기업 약자로 인식되는 UTV.com, LEO.com, WED.com, ELINK.com처럼 매매가가 수억원을 호가하는 도메인도 들어있다.

정씨는 훔친 도메인을 구글닷컴 등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등록해 놓고 네티즌이 해당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특정 사이트를 연결해주는 대가로 돈을 벌었다. 검찰은 그가 월 평균 400만원의 수입을 챙겨 왔다고 밝혔다.

정씨의 벌이는 구속 후에도 계속되고 있다. 정씨가 여전히 해당 도메인의 소유권자로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일반 절도 사건에서 훔친 물건은 바로 몰수되지만 사이버상에서 훔친 도메인을 장물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한 명확한 처리 기준이 없다. 대구지검은 해킹 도메인의 처리를 위해 관련 기관에 문의했으나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메인 전문가 A씨는 “검찰이 해당 도메인을 몰수해 원 주인을 찾아주는 게 맞다”며 “최소한 해커가 부당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가압류 등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도 고민이 많다. 원래 소유자를 일일이 찾아서 연락하기도 힘들 뿐더러 정씨의 소유권을 말소하면 해당 도메인들은 주인없는 ‘낙장’ 도메인이 돼버려 다른 도메인 사냥꾼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의 부당이득을 막는 길은 관련법을 서둘러 정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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