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부사관이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했다.
육군 제3군수지원사령부 80정비대대 근무반장 조준희(24) 하사는 2004년 5월 병사로 입대해 상병 때인 다음 해 9월 부사관 학교에 입교한 병사 출신 부사관이다. 조 하사는 부사관학교 입교를 앞둔 2005년 9월 육군 제3군수지원사령부 의무보급 정비대대에서 정비병으로 복무하던 중 이웃사랑의 실천을 결심했다. 부대를 방문한 조혈모세포은행협회 관계자로부터 “골수기증은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이웃에게 희망을 나눠주는 일”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골수기증 희망자로 등록한 것이다.
부사관으로 임관한 조 하사에게 협회에서 1년 만에 소식이 왔다.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가 사경을 헤매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 하사는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백혈병으로 투병하고 있는 40대 가장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어디 사는 누구인지도 묻지 않았다. 조 하사는 각종 검사를 거쳐 지난달 9일 수술대에 올라 골수이식수술을 받았다.
생면부지의 환자에게 골수를 기증한다는 소식에 가족들의 반대도 많았지만 조 하사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특히 골수 공여자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혈액에서 골수를 채취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조 하사는 조혈모세포 수치가 높은 골반에서 채취하기 원하는 환자 측을 위해 기꺼이 고통을 감내했다. 현재 부대로 복귀해 건강한 모습으로 복무하고 있는 조 하사는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군인으로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수기증의 기회가 주어져 오히려 기뻤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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