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11~13일 필리핀 세부에서 열릴 예정이던 ‘아세안+3 정상회의’가 태풍 등 기상 악화로 내년 1월로 연기된다는 발표에 따라 순방 일정을 단축, 뉴질랜드 방문이 끝나는 10일 귀국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부 외신은 “아세안+3 회의가 독극물 테러 가능성 때문에 연기됐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아세안+3 정상회의 연기에 따라 정상회의 기간 중 노 대통령이 갖기로 했던 중국 필리핀 인도 태국 등과의 양자 정상회담 및 한ㆍ중ㆍ일 3자 정상회담도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8일 “필리핀이 아세안+3 정상회의를 연기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대통령 순방 일정을 조정했다”며 “뉴질랜드 방문 일정을 마친 뒤 필리핀을 들르지 않고 귀국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필리핀 정부도 이날 “레이트섬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 ‘세니앙’의 접근으로 정상회의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AFP 통신은 이날 현지 보안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세부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수돗물에 독극물을 투입할 것이라는 정보가 입수돼 공안당국이 수사에 나섰다”면서 “정상회의 연기가 태풍 경보라기보다는 독극물 테러 위협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달 초 필리핀 마닐라에서 두 차례 수돗물과 강물에 독극물을 넣은 사건이 발생해 경제 중심지인 마카티의 업소들이 대부분 문을 닫기도 했다.
영국과 미국, 호주 등은 7일 현지 대사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세부 정상회의를 겨냥한 테러 정보가 있다’고 잇달아 경고했으나 필리핀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이날 한ㆍ뉴질랜드 정상회담을 가진 노 대통령은 9일 동포간담회 및 총리 주최 국빈 만찬 등에 참석한 뒤 10일 특별기편으로 귀국한다.
웰링턴=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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