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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in DOHA/ 국적 달라도 "우리는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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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de in DOHA/ 국적 달라도 "우리는 형제"

입력
2006.12.08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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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수들 모두는 형제가 아닌가. 너무나 슬프고 충격적이다.”

지난 7일 오후 9시(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마련된 고(故) 김형칠 선수의 임시 분향소.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정현숙 단장, 이에리사 선수촌장 등 한국 선수단의 임원들과 선수들의 긴 조문 행렬이 끝나 갈 무렵 빈소 뒤에서 머뭇거리던 중동 선수들이 국화꽃을 들고 분향소 안으로 들어섰다. 굳은 표정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나온 이들은 쿠웨이트의 복싱 선수인 사미 알 무타와와 레바논 선수단의 임원이었다.

서로 종목이 달라 개인적인 친분은 없었다. 그저 함께 선수촌에서 생활하고, 경기에 출전했던 선수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무타와는 ‘형제’라는 표현을 썼다. “개인적으로 김형칠 선수를 잘 모르지만 선수들은 모두 형제다. 소식을 듣고 매우 슬펐고, 쇼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말 위에선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경쟁을 벌였던 다른 나라 승마 선수들도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의 승마 대표 선수들은 분향소 주변에서 망연자실한 채 눈물을 흘리고 있던 한국 승마 선수들을 찾아와 따뜻하게 포옹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1일 개회식에서 말을 타고 등장해 경사로를 타고 올라가 성화를 점화하는 ‘깜짝 이벤트’를 벌였던 카타르의 셰이크 모하메드 알 타니(18) 왕자는 김형칠 선수의 운구 행렬을 직접 공항까지 배웅하는 극진한 예우를 갖추기로 했다. 알 타니 왕자 역시 김형칠 선수와는 ‘승마 형제’나 다름없다. 알 타니 왕자는 카타르 승마 대표팀의 주장으로 14일 벌어지는 승마 지구력경기에 출전한다.

인종과 국적은 달라도 스스럼없이 서로를 ‘형제’로 여기는 선수들. 스포츠맨들의 각별한 우애가 도하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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