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투명성기구 발표…볼리비아 등과 신뢰도 최악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권 부패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제 반부패 비정부기구(NGO)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7일 발표한 ‘2006 세계부패바로미터(GCB)’에 따르면 ‘부패가 정치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한국 응답자 10명 중 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볼리비아 카메룬 그리스 대만 등과 함께 세계 최악의 수준이다.
투명성기구의 GCB는 전문가의 견해를 반영하는 부패인식지수(CPI), 기업인의 의견을 묻는 뇌물공여지수(BPI)와 달리 일반 국민들의 자국 내 부패에 대한 인식과 경험을 조사하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7∼9월 62개국 5만9,6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한국에서는 1,504명이 참여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공공기관에 뇌물을 준 경험은 가장 적은 편에 속했다. ‘1년간 자신 혹은 가족이 공공기관에 뇌물을 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국인은 2%만 ‘그렇다’고 답해 스웨덴 스위스 핀란드 싱가포르 등과 함께 최고 수준에 꼽혔다. 하지만 정부의 반부패정책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효과적’이라는 응답은 14%로 세계 평균(22%)에 크게 떨어졌고, ‘오히려 부패를 조장한다’는 응답(17%)보다도 낮았다.
우리 국민들이 매긴 분야별 청렴도(1점은 가장 청렴ㆍ5점은 가장 부패)는 정당 4.3점(세계평균 4점), 의회 4.2점(3.7점), 언론 3.5점(3.3점), 교육 3.3점(3점), 국방 3.2점(3점), 종교단체 3.1점(2.8점) 등이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효과적인 반부패 정책 시행과 사회지도층 부패에 대한 엄격한 법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