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에서 번번히 ‘물을 먹었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장용호).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으나 역시 이후 두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던 양궁월드컵 초대 챔피언(박경모).
‘태극마크 다는 것이 올림픽 금메달 따는 것보다 어렵다’는 한국 양궁의 선수층이 얼마나 두터운 지를 보여주는 예다.
남자 양궁의 두 베테랑 박경모(31ㆍ인천계양구청)와 장용호(30ㆍ예천군청)가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명예회복’에 나선다.
대표팀의 최고참 박경모는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복귀했다.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선 2개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도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독 아시안게임과는 인연이 없었다. 98년 방콕대회와 2002년 부산대회에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93,94년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을 석권하며 전성기를 보냈던 박경모는 지난 10월 멕시코에서 열린 양궁월드컵에서 초대 챔피언이 돼 ‘활시위’에 탄력이 붙었다.
장용호는 한 술 더 떠 이번 대회가 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다. 올림픽 무대에서만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따낸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에선 대표 선발의 높은 벽을 뚫지 못했다.
두 베테랑 선수의 ‘명예회복’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변수는 바람. 도하의 바람은 이미 야구 대표팀에게 애를 먹이며 ‘악명’을 떨친 바 있다. 때문에 양궁 대표팀은 도하에 오기 전 바람이 센 제주도에서 적응 훈련을 한 바 있다. 또한 아시안게임에선 한 나라가 개인전 메달을 ‘싹쓸이’하지 못하도록 32명이 출전하는 본선에는 나라별로 최대 2명씩 밖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했다. 자칫 후배인 임동현(한국체대)과 이창환(상무)에게 밀리면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박경모는 “12년 전에는 대표팀 막내였는데 이제는 최고참이 됐다. 맏형으로서 한국 양궁이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궁은 9일 예선라운드를 시작으로 남녀 개인, 단체전 각각 2개씩의 금메달을 놓고 열전을 벌인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