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28년만의 축구 '남북 대결'
핌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축구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28년 만에 만난 난적 북한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까?
# 남-전력 우세, 북-상승세 '안갯속'…홍영조·김영준 경계해야
10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알 라얀 경기장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8강전은 ‘20년만의 금메달 사냥’에 나서는 베어벡호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리정만 감독이 이끄는 북한 축구 대표팀은 7일 ‘숙적’ 일본을 2-1로 꺾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겨냥,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온 일본을 격파할 정도로 뛰어난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게다가 현재 상승세의 북한과는 대조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일부 선수들은 아직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고 현지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조직력이 흔들리고 있어 최상의 전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국이 우세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축구의 무서운 상승세를 감안할 때 베어벡호는 ‘투혼’으로 무장한 북한 선수들을 사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펼칠 전망이다.
북한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는 일본전 승리의 주역 홍영조(4.25 체육단)와 김영준(평양)이 꼽힌다.
‘와일드 카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홍영조는 북한 축구의 간판 공격수로 2004년 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4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한 바 있다. 미드필더 김영준은 북한 전술의 핵으로 여러 번 한국을 찾아 얼굴을 알린 선수. 특히 큰 경기에 강한 것이 그의 강점이다.
김영준은 지난 2005년 7월 3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대회 일본전서 통렬한 중거리슛으로 15년 만에 북한 축구에 일본전 승리를 선사했고 같은 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동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도 득점포를 가동하며 한국 대학선발을 2-0으로 격파했다. 이 밖에 골키퍼 김명길(압록강)은 A 대표팀 부동의 주전 수문장으로 시리아전에서 수 차례 결정적인 슈팅을 막아내는 등 수준급의 기량을 과시했다.
북한 선수 중 김영준과 김명길, 김철호, 서혁철(이상 평양), 차정혁, 박철진(이상 압록강), 김성철(기관차)은 지난 2005년 8월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대회와, 같은 해 8월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통일 축구’에서 ‘남북대결’을 벌였던 이들이다.
남북은 동아시아대회에서는 득점 없이 비겼고 ‘통일 축구’에서는 한국이 3-0으로 승리했다.한국 선수들 중 김진규(이와타)와 이천수(울산)가 동아시아대회 남북대결에 출전했고 ‘통일 축구’에는 김영광(전남), 김두현(성남), 조원희, 백지훈(이상 수원), 김동진(제니트)이 나선 바 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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