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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황금돼지의 해?

입력
2006.12.0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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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물 운이 넘치는 ‘황금돼지의 해’ 정해년(丁亥年)을 앞두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내년 증시에 대해 희망적인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내년에는 그간 증시의 발목을 끈질기게 잡았던 환율과 유가가 안정기로 접어들어 증시가 본격적인 대세 상승기로 접어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종합주가지수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 15곳 중 무려 14개사가 2007년 안에 종합주가지수(KOSPI)가 1,650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수 고점을 1,700이상으로 잡은 곳도 6개사나 됐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낙관론의 근거로 올 하반기부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이 내년에는 더욱 뚜렷하게 개선될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대우증권은 “경제성장은 둔화되더라도, 분기별 성장률이 점차 높아지며 안정적 성장이 지속되고 3년 만에 기업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종합주가지수 고점을 최고 1,740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도 “연간성장률은 둔화될 가능성이 높지만 기업이익은 증가할 전망”이라고 1,700을 고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장밋빛 일색인 이 같은 전망들에 대해 “매년 어김 없이 빗나가는 증권사들의 바람일 뿐”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가까운 예로 지난 해 말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2006년 종합지수가 1,600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국내 증시는 이 같은 예상과 달리 올 상반기 혹독한 조정을 거쳤으며 최근에 와서야 간신히 1,400선을 회복했다. 당시의 강세장 속에서는 드물게 고점을 1,450으로 제시한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만이 결과적으로 정확한 전망을 한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황영진 연구원은 “지난해 말 한국시장의 2006년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대비 13.4%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급격한 원화강세와 세계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실제로는 지난 11월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5.2% 수준으로 후퇴했다”며 “이 같은 경험에 비추어보면 2007년 한국시장의 EPS가 15.6%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향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신도 모른다’는 주가의 향방에 대해 이처럼 경쟁적으로 낙관론을 펴는 것이 각 사 리서치센터 사이의 보이지 않는 경쟁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올해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먼저 내년 증시전망을 내놓은 현대증권은 환율하락, 미국 경기 둔화 우려 등을 이유로 종합지수 고점을 1,580선으로 제시해, 15개 증권사 중 유일하게 1,600선 돌파가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11월 중순 이후 쏟아진 보고서들의 예상 지수 고점은 평균 1,700에 육박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낙관론 경쟁에 대해 “수많은 보고서가 쏟아지는 와중에 주목을 받으려면 어느 정도 튀어야 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냐”며 “시작되지도 않은 새해 전망에 쓴 소리를 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한 가지 이유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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