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인 남녀간의 기대수명 차이가 6.75년으로 좁혀졌다. 건강에 신경을 쓰는 남성이 늘어가고, 여성의 생활패턴이 남성과 비슷해져 수명 차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또 사망원인 중 자살의 비율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교통사고보다 자살로 사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생명표 작성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남자, 여자 아이의 기대수명은 각각 평균 75.14세, 81.89세로 나타났다. 남녀간 기대수명 차이가 6.75년인데, 한국에서 기대수명이 측정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치이다. 남녀 기대수명 차이는 1985년 8.37년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박경애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남성의 사망확률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자료를 보면 남성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반면, 여성들은 (사회진출 확대 등으로) 남성과 생활패턴이 비슷해지는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의 지난해 기대수명(출생아 기준)은 전년보다 약 반년(0.59년) 가량 늘어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에 있다. 남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평균 기대수명(75.4년)보다 짧지만, 70년 이후 한국의 기대수명 증가 속도는 30개국 가운데 터키를 제외하고 가장 빠르다.
이에 따라 올해 21세(지난해 20세)인 남성이 80세까지 생존할 확률은 43.9%로 10년 전보다 14.5%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41세인 남성이 80세까지 생존할 확률도 10년 사이 30.5%에서 44.7%로 크게 증가했다.
사망원인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태어난 남자아이 4명 중 1명(27.5%) 가량은 암으로 사망하고, 여자아이 4명 중 1명(27.2%)은 고혈압 심장병 등 순환기 질환으로 사망할 것으로 분석됐다. 10년 전에는 남성도 암보다 순환기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 또 10년 전에 태어난 남자아이는 100명 중 5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할 것으로 분석됐으나, 이 같은 비율은 지난해 100명 중 2~3명(2.5%)으로 줄었다. 대신 지난해 태어난 남자아이 100명 중 3~4명(3.5%)이 자살로 사망할 것으로 분석돼 10년 전의 1명(1.3%)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교통사고보다 자살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여성도 남성보다 그 비율은 약간씩 떨어지지만 자살로 사망할 가능성이 교통사고 사망 가능성을 앞질렀다. 이에 따라 자살을 완전히 예방할 경우 남성의 평균 기대수명은 약 1년(0.91년), 여성은 약 반년(0.43년) 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산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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