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있기에 세상이 아름답습니다.”
1일부터 동료 어머니의 심장병 수술비를 마련하기 위해 김밥을 팔아 온 전남대 학생들에게 거액의 성금이 전달돼 감동을 주고 있다.
7일 오전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학생회장 손범석(23ㆍ2학년)씨는 사회대 학생회실에서 2명의 손님을 맞았다. 50대와 30대로 보이는 여성 2명이 동료 어머니를 돕기 위해 김밥을 말아 파는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 여성들은 “학생들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조그만 선물을 준비했다”며 초콜릿과 과자가 들어있는 종이가방을 전달한 뒤 홀연히 사라졌다.
손씨는 그 동안의 경과를 설명하고 나중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름 등을 물었다. 이들은 그러나 한사코 대답을 피하며 도망치듯 방을 빠져 나갔다.
이들이 떠난 뒤 종이가방을 펼친 손씨와 동료들은 벌린 입을 다물 지 못했다. 가방 안에 현금 1,000만원이 작은 메모지와 함께 과자 속에 감춰져 있었다.
메모지에는 ‘모두가 함께 보는 꽃밭에 물을 주는 마음으로, 모두가 걸어 가는 길에 쓰레기를 줍는 심정으로,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사랑해 주세요. 우리가 손을 잡고 함께 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이길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이 길로 올 수 있었습니다. (학생 어머니의) 수술이 잘 돼 건강을 되찾기를 기원합니다. 당신들이 있기에 세상이 아름답습니다’라고 써 있었다.
손씨는 “말투 등으로 미뤄 광주가 아닌 먼 곳에서 온 분들 같았다”며 “돈을 보내기 위해 계좌번호를 묻거나 쌀을 기증하겠다는 전화도 끊이지 않아 고마운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기자 sor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