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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만 뛰면…" 금리 눈감은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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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만 뛰면…" 금리 눈감은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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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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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3월 판교 32평형에 당첨된 이 모(36ㆍ회사원)씨는 동료가 '로또 당첨' 축하한다는 얘기를 건넬 때 마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3월 계약금 8,000만원은 부모님댁을 담보로 대출 받고 10월 중도금 4,000만원은 은행대출로 충당했지만, 중도금 은행대출이 1억6,000만원으로 제한돼 있어 나머지 8,000만원은 대부업체를 찾아야 하는 게 아닌가 고민중이다.

매달 내야 할 200만원 이상의 이자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지만 분양가 4억원 짜리 아파트가 분당 수준으로만 올라도 100% 수익률은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을 위안으로 삼는다.

지금 우리나라에선 '이자가 높아지면 대출이 줄어든다'는 기본적인 경제원칙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최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자 지금이라도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 때문에 당장의 이자 상환능력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대출이 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단기간에 주택가격이 오르면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고금리라도 3년 내 중도상환 할 수 있는 상품이나 당장은 이자만 갚을 수 있는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이 대출 문턱을 높이거나 지불준비율을 높여도 대출증가세에는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1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2,000억원이 늘어 2002년 9월(5조7,000억원) 이후 4년2개월 만에 증가폭이 가장 컸다.

특히 11월15일에는 정부가 은행대출요건을 강화했고, 23일에는 한국은행이 지준율을 높이는 고강도 대책이 잇따랐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실제로 23일 이후 11월말까지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1조원으로 1~22일간 증가율 3.2조원과 비교하면 약간 약화된 정도다.

대출 상품 선택도 이자부담보다는 중도상환수수료 부과기간이 짧은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의 경우 10년 상환의 경우 연이율이 5.95~6.15%이고 이자부담 소득공제까지 감안하면 실제 이율은 5%초반이지만, 대출금은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던 10월부터 2개월간 오히려 연속 감소했다.

중도상환수수료 부과 기간이 5년으로 은행 상품 3년에 비해 2년이 긴 것이 주요인이다. 또 은행대출 상품은 당장 이자만 갚아 나가면 되지만, 보금자리론은 원리금을 함께 상환해야 한다는 점도 판매 감소의 원인이다.

현재 1가구 1주택의 경우 양도소득세가 '3년 보유(서울 등은 이 중 2년 이상 거주)'시 면제 되기 때문에 3년 후 집을 팔아 수익을 남기면 금융비용은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 주택구입에 나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중 주택담보대출 중 3년 내 상환된 비율이 50.9%를 넘어서는 것도 이 같은 경향을 재확인해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주택담보대출은 금리불안의 영향으로 초기 3년간 6%내외 고정금리상품이 40% 이상을 차지한다"며 "주택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어 향후 주택경기가 하락한다면 파산위험에 몰릴 가계도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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