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상 2차시기까지 합계 313kg을 들어 중국의 무슈앙슈앙(317kg)에게 4kg 뒤진 장미란(32ㆍ원주시청)은 마지막 3차시기에는 세계기록인 182kg에 도전했다. 성공할 경우 무슈앙슈앙(132.04kg)과 동률을 이뤄 몸무게가 가벼운 장미란(113.61kg)에게 금메달이 돌아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동작에서 불안정한 자세를 보인 장미란은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바벨을 몸 뒤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순간 관중석에선 아쉬움의 탄성이 쏟아져 나왔고, 염동철 감독과 동료 선수들은 눈물을 쏟았다. 그러나 장미란은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오히려 “나만 이기면 되겠느냐, 무슈앙슈앙도 이길 수 있다. 다음에 또 내가 이기면 된다”며 동료들을 위로했다. 2년 연속 세계선수권대회를 석권했던 장미란(23ㆍ원주시청)이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아쉽게 은메달에 머물렀다. 장미란은 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다나 뱅퀴트홀에서 벌어진 여자 역도 75kg 이상급(최중량급)에서 인상 135kg, 용상 178kg, 합계 313kg을 기록, 무슈앙슈앙(합계 317kg)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장미란에겐 쉽지 않은 승부였다. 태릉선수촌에서 다친 허리통증이 장미란을 괴롭혔고, 세계선수권과 전국체전 등 연이은 강행군으로 체력까지 바닥났던 상태. 장미란은 “아쉽긴 하지만 훈련시간이 부족했던 점을 감안하면 만족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과 2006년 세계선수권에서 맞붙었던 장미란과 무슈앙슈앙이 바벨을 들어올릴 때마다 숨막히는 명승부가 이어졌다. 인상에선 무슈앙슈앙이 장미란에 1kg씩 앞서나가는 전술을 썼다. 장미란이 1,2차 시기에서 각각 130kg, 135kg을 들자 무슈앙슈앙은 131kg, 136kg을 성공시키며 간발의 차이로 앞서나갔다. 희비가 엇갈린 것은 인상 3차시기. 장미란은 자신이 갖고 있는 세계기록보다 1kg이 많은 139kg에 도전했으나 균형을 잡지 못해 바벨을 뒤로 떨어뜨렸고, 무슈앙슈앙은 139kg에 성공해 장미란의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4kg이 뒤진 장미란은 용상 1,2차 시기에서 165kg, 172kg을 잇따라 들어올린 뒤 3차시기에선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장미란은 “용상 3차시기때 자세가 좋았기 때문에 성공할 줄 알았다. 조금만 침착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은메달이 다음 대회를 준비하는 데 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하(카타르)=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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