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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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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노벨상

입력
2006.12.0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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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은 노벨의 기일이자 노벨상 시상식 날이란다. 달력을 보니 이번 주 일요일이다. 일요일에도 시상식을 할까? 오전일까 오후일까? 상 받는 사람이야 아무래도 좋겠지만 시상식 진행 업무를 맡은 사람들은 싫을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문단의 몇 어른이 '노벨문학상 사업'에 분주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사실이라면 민망한 일이다.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예정일에 나는 한 친구의 음악 감상실 겸 집필실 장만을 축하하는 자리에 있었다.

스무 명 남짓 모였는데, 한국 문인에게 상이 돌아올 경우 축하인사나 소감을 청탁 받은 사람이 넷이나 됐다. 그들은 하시라도 방송국으로 달려가거나 신문 원고를 쓸 대비를 하고 있었다. 밤 11시가 지나서야 그들이 책무를 벗었던 것 같다.

소문에 오른 어른들이 퍽 싫었는데, 최근 어떤 책에서 샤갈에 대한 촌평을 읽고 마냥 부정적이었던 느낌이 누그러졌다. 대략 이런 내용이다. '샤갈은 생명력이 왕성한 예술가다.

돈과 이름에 대한 야심을 파렴치할 정도로 추구한 행태도 생명력의 소치였다.' 생명력! 무구한 마음으로 맥없는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와 그 반대,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나도 '그 반대'가 되길 원한다.

시인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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