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도 99.99%의 금은 변하지 않는 성질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경제적 가치와 의미를 인정 받아왔다. 특히 아기의 첫 돌 때나 연인끼리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자리에 금반지는 빠지지 않는다. 외환위기 당시 온 국민이 나라를 살리겠다고 모은 것도 금이었다.
그런데 시판되는 순금 제품의 순도를 믿을 수 없다는 충격적인 주장이 나왔다. 7일 오후 6시50분에 방송하는 MBC <불만제로> (연출 김재영 최성우)에서 서울 및 수도권 금은방에서 유통되는 순금 샘플을 구입해 함량 분석을 한 결과, 20개의 샘플 중 99.99% 함량을 가진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고 한다. 순금으로 판정될 수 있는 순도 99.95% 이상에 들지 않는 제품은 무려 75%에 달했고, 그 중에서 한 휴대폰 줄의 금 함량은 97.88%에 불과했다. 불만제로>
함량 미달이 가장 심한 제품을 판매한 금은방측은 “공장에서 받은 물건을 판매한 것이라 함량 미달 사실을 몰랐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제작진의 취재 결과 황금열쇠나 휴대폰 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순도 조작의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금은방에서 준 순도 99.99%가 명시된 보증서를 가지고 제 값으로 금붙이를 팔 수 있을까. 제작진은 함량 미달의 황금열쇠를 판매한 금은방을 다시 찾았지만 보증서에 쓰여진 대로 제 값을 받지 못했다. “황금 열쇠의 순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김재영 PD는 “일부 금은방에서 황금열쇠 등을 만들 때 순도가 낮은 금으로 땜질하는 경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이 사실을 소비자에게 고지하지 않은 채 보증서를 남발하는 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회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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