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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건방진 일본 유도 '나가떨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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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 아시안게임/건방진 일본 유도 '나가떨어지다'

입력
2006.12.06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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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도 없고, 투지도 없었다.”

불과 며칠 전 한국 야구 대표팀에 쏟아졌던 비난이 이번엔 일본 유도 대표팀에게 똑같이 겨눠졌다. 대만과 사회인 선수로 구성된 일본 대표팀을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한국 야구, “전 체급을 석권하겠다”며 건방을 떨었던 일본 유도가 나란히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 김성범 무제한급 사상 첫 金…한국 금4 은5 동5

예상됐던 일본 유도의 몰락

지난달 29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일본 유도회의 요시무라 가즈로 경기발전위원장은 “이번 대회에서 16개의 금메달을 모조리 따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과는 금 4, 은 3, 동 9개. 전종목 우승의 꿈이 전종목 ‘입상’으로 추락했고, 중국(금5, 동4), 한국(금4, 은5, 동5)에도 밀렸다.

일본의 몰락은 틀에 박힌 ‘메치기’ 전술이 상대 선수에게 간파됐기 때문. 대회 결과를 놓고 거센 비난을 받고 있는 일본 유도 대표팀의 사이토 히토시 감독은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 때문에 일본 선수들은 그립을 잡는 데 애를 먹었다. 때문에 우리가 쓸 수 있는 기술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아테네올림픽 여자 52kg급 은메달리스트인 요코사와 유키는 북한의 안금애에게 금메달을 내준 뒤 “제대로 상대를 잡을 수 없었다. 때문에 내 기술을 쓰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본이 유도 성적에서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금 2개로 한국(금6)에 뒤진 이후 처음이다. 안병근 감독은 “일본이 이번 대회를 앞두고 자만했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남자 중량급은 한국-여자는 중국

한국은 6일(한국시간) 새벽 남자 무제한급에서 김성범(27ㆍKRA)이 금메달을 따며 4체급 우승으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120kg의 김성범은 결승에서 무려 146kg의 세이드 마모드레자 미란 파샨디(이란)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발뒤축걸기 유효를 따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무제한급은 86년 서울대회에서 유도가 정식종목이 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본이 우승을 내주지 않았던 체급이기 때문에 김성범의 금메달은 더욱 의미 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100kg급의 장성호, 90kg급의 황희태 등 중량급 선수들이 금메달을 휩쓸어 일본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경량급은 한국과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약진으로 일본의 독주체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된 측면이 있지만 중량급은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던 ‘주력 체급’이었다.

여자 유도에서만 5개의 금메달을 따낸 중국도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전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유도의 잠재력이 확인된 것. 유도 전문가들은 향후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중국을 꼽고 있다.

도하(카타르)=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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