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유독 ‘○○시리즈’의 마지막 드라마들이 많이 방영됐다. ‘천국 시리즈’의 SBS <천국의 나무> 와 ‘계절 시리즈’의 KBS <봄의 왈츠> 에 이어 현재 ‘연인 시리즈’의 SBS <연인> (사진)이 방영중이다. 그러나 이 작품들의 성적은 <천국의 계단> <겨울연가> <파리의 연인> 등 대 히트를 기록한 전작들에 비해 초라하다. <천국의 나무> 와 <봄의 왈츠> 는 한자리수 시청률에 머물렀고, <연인> 은 최근 15%를 넘겼지만 최고 시청률 50%와 30%대의 <파리의 연인> 과 <프라하의 연인> 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프라하의> 파리의> 연인> 봄의> 천국의> 파리의> 겨울연가> 천국의> 연인> 봄의> 천국의>
특히 <연인> 의 부진은 주목할 만하다. <천국의 나무> 와 <봄의 왈츠> 는 캐스팅과 완성도 모두 전작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연인> 은 김정은 이서진 출연에 완성도도 나쁘지 않다. 스토리의 개연성 대신 이른바 ‘명대사’만 남발했던 <프라하의 연인> 과 달리 <연인> 은 남녀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충실하게 그려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설득력 있게 보여줬고, 김정은의 연기는 톡톡 튀면서도 일상적인 톤을 유지했던 <파리의 연인> 당시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연인> 을 ‘연인 시리즈’ 중 최고라고 꼽는 팬들도 있다. 연인> 파리의> 연인> 프라하의> 연인> 봄의> 천국의> 연인>
하지만 <연인> 은 진부하다. 직업만 조폭과 의사로 바뀌었을 뿐 강한 남자와 똑똑하고 귀여운 여자 캐릭터는 <파리의 연인> 부터 반복된 것이고, 조폭을 통해 보여주는 남자들의 세계는 형사가 등장한 <프라하의 연인> 에서 써먹은 것이다. 또 조폭이란 설정 자체가 지나간 유행이니 시청자가 보기도 전에 질릴 법도 하다. 프라하의> 파리의> 연인>
요즘 국내에서도 ‘시즌제’니 ‘시리즈’니 하면서 특정 드라마의 속편 제작이 늘고 있다. 그러나 출연자들만 바꾸고 설정과 스토리는 비슷한 경우가 많다. MBC <궁> 의 속편을 표방하고 제작중인 <궁s> 도 마찬가지. 하지만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건 낯선 캐스팅과 진부한 설정이 아니라 친근한 캐릭터와 새로운 이야기다. 혹시 제작사들이 ‘시즌제’나 ‘시리즈’라는 말을 ‘우려먹기’의 명분으로 착각하는 건 아닐까. 궁s> 궁>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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