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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시청자가 원하는 '시리즈'는 친근한 캐릭터+새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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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시청자가 원하는 '시리즈'는 친근한 캐릭터+새로운 이야기

입력
2006.12.05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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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유독 ‘○○시리즈’의 마지막 드라마들이 많이 방영됐다. ‘천국 시리즈’의 SBS <천국의 나무> 와 ‘계절 시리즈’의 KBS <봄의 왈츠> 에 이어 현재 ‘연인 시리즈’의 SBS <연인> (사진)이 방영중이다. 그러나 이 작품들의 성적은 <천국의 계단> <겨울연가> <파리의 연인> 등 대 히트를 기록한 전작들에 비해 초라하다. <천국의 나무> 와 <봄의 왈츠> 는 한자리수 시청률에 머물렀고, <연인> 은 최근 15%를 넘겼지만 최고 시청률 50%와 30%대의 <파리의 연인> 과 <프라하의 연인> 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특히 <연인> 의 부진은 주목할 만하다. <천국의 나무> 와 <봄의 왈츠> 는 캐스팅과 완성도 모두 전작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연인> 은 김정은 이서진 출연에 완성도도 나쁘지 않다. 스토리의 개연성 대신 이른바 ‘명대사’만 남발했던 <프라하의 연인> 과 달리 <연인> 은 남녀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과정을 충실하게 그려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설득력 있게 보여줬고, 김정은의 연기는 톡톡 튀면서도 일상적인 톤을 유지했던 <파리의 연인> 당시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래서 <연인> 을 ‘연인 시리즈’ 중 최고라고 꼽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연인> 은 진부하다. 직업만 조폭과 의사로 바뀌었을 뿐 강한 남자와 똑똑하고 귀여운 여자 캐릭터는 <파리의 연인> 부터 반복된 것이고, 조폭을 통해 보여주는 남자들의 세계는 형사가 등장한 <프라하의 연인> 에서 써먹은 것이다. 또 조폭이란 설정 자체가 지나간 유행이니 시청자가 보기도 전에 질릴 법도 하다.

요즘 국내에서도 ‘시즌제’니 ‘시리즈’니 하면서 특정 드라마의 속편 제작이 늘고 있다. 그러나 출연자들만 바꾸고 설정과 스토리는 비슷한 경우가 많다. MBC <궁> 의 속편을 표방하고 제작중인 <궁s> 도 마찬가지. 하지만 시청자들이 보고 싶은 건 낯선 캐스팅과 진부한 설정이 아니라 친근한 캐릭터와 새로운 이야기다. 혹시 제작사들이 ‘시즌제’나 ‘시리즈’라는 말을 ‘우려먹기’의 명분으로 착각하는 건 아닐까.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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