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항공우주국(NASA)은 4일 2024년까지 달에 인간이 상주하는 유인 기지를 건설해 달 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20년까지 달에 인류를 착륙시키겠다고 발표한지 2년 만에 나온 실행안이다.
샤나 델 NASA 부국장은 앞으로 몇 차례 달 왕복 탐사를 진행한 후 2020년부터 기지 건설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지는 달 탐사와 함께 화성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가 될 예정이다.
NASA가 달 기지 건설을 결정한 것은 기존 우주왕복선이 2010년 전후로 모두 퇴역하는데다 1960년대와 70년대 진행된 ‘아폴로 계획’ 방식으로는 달 탐사를 장기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NASA는 달 착륙을 위해 일종의 픽업트럭 개념의 새로운 다목적 착륙선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달 기지의 위치로는 달 남극이 유력하다. 달 남극은 하루 중 4분의 3 동안 햇빛이 비쳐 태양열을 이용하기가 쉽고 수소와 얼음, 기타 광물질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도 있어 장기 거주에 적합하다고 NASA는 밝혔다.
NASA가 내놓은 초안에 따르면 달 기지에 사용할 에너지는 태양전광판을 이용해 얻고, 사람이 거주하는 4개 동의 건물을 기본으로 각 동의 건물에는 에너지 저장 창고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NASA의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예산이다. NASA는 “달기지 건설에 관한 별도의 예산은 없다”고 밝히며 “기존 우주 탐사 예산을 달 탐사에 쏟아 붓겠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연구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는 달기지 계획에 비해 자금 조달 계획이 지나치게 엉성하다고 비판했다.
장기체류에 필수적인 물의 존재 유무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NASA는 달 극지방에 얼음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최근 미국 코넬대와 스미스소니언연구소는 고해상도 레이더로 달의 남극을 조사한 결과 얼음을 찾을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만약 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달 기지 건설 자체가 백지화 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은 한ㆍ중ㆍ일을 비롯해 인도, 호주, 캐나다,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참여하고 있는‘지구탐사전략(GES) 개발 사업’을 계속 추진해 2010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ISS) 건설을 끝내고 달 기지를 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중국과 일본도 최근 2025년까지 달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정부 계획을 밝힌 바 있어 달기지 건설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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