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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어머니보다 많은 역할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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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부회장 "어머니보다 많은 역할 할 것"

입력
2006.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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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후계자 행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 중입니다. 남자인 만큼 회장님(이명희 신세계 회장)보다는 훨씬 많은 부분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올해 5월 중국 상하이 이마트 7호점 개장식에서 던진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당시 부사장)의 이 한마디는 외부에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룹 내부에서는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장남인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는 대내외적인 신호였다.

신세계 그룹에 '정용진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인기 여배우와의 결혼과 파경, 광주 신세계 지분 인수를 둘러싼 참여연대의 고발 등으로 그간 '밀실 속의 황태자'로 남아 있던 정 부회장이 그룹 후계자로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월마트 인수ㆍ합병식 등 올해 주요 공개석상에 참석하는 것을 비롯해 7월 기자들 앞에서 '결혼하고 싶다'고 심경을 밝히는 등 자신의 이미지 개선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9월 부친(정재은 명예회장)의 지분을 넘겨받으며 그룹의 2대 주주가 된 그는 이 달 초 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 명실상부한 그룹 후계자로서의 위치를 마무리했다.

정 부회장에 대한 그룹 내부 평가도 좋은 편이다. 그는 직원과의 스킨십에 매우 익숙하다.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구내식당에서 사원들과 점심을 먹고, 술자리에서는 막걸리도 마다 않고 직원들과 어울리길 즐긴다.

여기에 미국 유학(브라운대 경제학과) 시절의 경험을 살려 스타벅스를 도입하고, 신세계 강남점 식품관을 고급화하는 등 식ㆍ음료 분야에서는 이미 상당한 성과를 냈다. 이제 부회장 직함을 단 만큼 점차 인사권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의 여동생이자 신세계의 3대 주주인 정유경 조선호텔 상무는 호텔 경영쪽에 전념하고 있다. 자신의 전공(이화여대 미대, 미국 로드아일랜드 디자인학교 졸업)을 살려 객실 이노베이션과 레스토랑 인테리어 등에 참여하는 등 호텔 실무 경영을 쌓고 있다.

정 상무는 명품사업에도 관심이 높아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선보이는 신세계의 명품 아울렛 사업인 신세계 첼시 개장 시 어떤 역량을 보여줄 지도 관심거리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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