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정문 광화문의 복원을 위한 대장정이 시작됐다.
문화재청은 4일 경복궁 흥례문 앞 마당에서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선포식’을 갖고 ‘취두’(鷲頭ㆍ전통 건축물 용마루의 양끝에 설치한 장식물) 철거를 시작으로 광화문 복원에 들어갔다. 기존 광화문은 내년 5월까지 철거되며 새 광화문은 2009년 12월 완성된다.
복원되는 광화문은 높이 18.93m, 1층 정면 길이 23.8m로 기존 광화문과 규모가 같다. 그러나 철근 콘크리트에서 금강송 등 목재로 재질이 바뀌며 현재 위치에서 세종로 방향으로 14.5m, 서쪽으로 10.9m 이동한다. 방향도 경복궁 중심축에 맞춰 서쪽으로 5.6도 틀어진다.
존치 여부로 논란을 빚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한글 현판은 국립고궁박물관으로 옮겨진다. 대신 1867년 중건 당시 현판을 쓴 공사 책임자 임태영의 한자 현판이나 현대 서예가의 서체 등을 검통해 새 현판을 결정할 계획이다.
궁궐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설치했던 월대(月臺)의 복원은 추후 결정키로 했다. 월대를 복원하려면 현재 위치에서 세종로쪽으로 70m나 나와야 하기 때문에 심각한 교통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월대를 중심으로 조성키로 했던 광장도 규모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광화문 복원에 맞춰 임금이 다니던 어도(御道), 내부 담장, 용성문 협생문 수문장청 영군직소 군사방 등 부속 시설도 광화문과 흥례문 사이에 건설된다.
이들 공사가 완료되면 동쪽 주차장, 서쪽 출입구를 통해 접근하던 방식에서 탈피, 광화문으로 입ㆍ퇴장하게 된다. 공사 기간 동안 광화문에는 설치미술가 양주혜씨의 바코드 가림막이 설치된다.
광화문은 조선 태조 4년(1395년) 경복궁 창건과 함께 지어졌다가 임진왜란 당시 소실됐으며, 고종 4년(1867년)에 중건됐다. 그러나 1926년 해체돼 현 국립민속박물관 정문으로 옮겨졌다가 한국전쟁 때 문루가 소실되는 등 수난을 겪었으며, 1968년 철근 콘크리트 건물로 현재 위치에 재건됐다.
문화재청은 “광화문은 일제가 훼손한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 이번 사업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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