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겨울이다. 사람들이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따뜻한 코트를 입고 다니듯이, 겨울철엔 자동차 관리도 더욱 세심하게 이뤄져야 한다. 겨울철 차량관리 요령과 응급대응 방법을 소개한다.
차량 소모품 가운데 겨울에 바꿔줘야 할 것은 워셔액과 냉각수 등이다. 지난 여름 휴가지에서 냉각수로 물을 많이 보충했다면 반드시 농도 점검을 해야 한다. 부동액 비율이 너무 낮아 냉각수가 얼어 붙을 경우, 엔진과 라디에이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냉각수의 양과 상태, 농도를 점검한 뒤 너무 묽은 상태라면 부동액을 보충해야 한다. 냉각수의 부동액과 물 비율은 50대50이 좋다.
낡은 와이퍼도 교체하고, 워셔액도 겨울용으로 바꿔야 한다. 겨울철에는 건조한 날씨 때문에 여름보다 오히려 워셔액을 많이 사용하게 되므로, 겨울용 워셔액 보충은 필수적이다.
연료는 되도록 가득 채우는 것이 좋다. 연료탱크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공기 중의 수분이 차가운 바깥 온도 때문에 물방울로 맺히기 때문이다. 연료탱크 내부의 물방울이나 얼음은 연료공급을 차단할 수도 있다.
특히 디젤차량은 연료필터내 수분이 얼어붙어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으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LPG차량 운전자는 야외에 차량을 주차할 경우 차단 스위치를 이용해 시동을 꺼야 한다. 연료 라인의 잔류가스를 다 태우지 않을 경우 가스가 얼어붙기 때문이다.
추운 날 시동이 금방 걸리지 않는다면 우선 배터리 이상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차량을 구입한지 3년이 지났다면 배터리 교환도 생각해야 한다. 배터리는 강한 산성 용액을 사용하기 때문에, 점검할 때는 반드시 눈 보호경과 고무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낡은 타이어는 겨울철엔 거의 쓸모가 없으므로 눈이 오기 전에 교환을 해야 한다. 최근에는 대부분 4계절용 타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굳이 스노우 타이어로 교체할 필요는 없겠지만, 일부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의 운전자들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체인 등을 준비해야 한다.
날이 추워지면 자연히 히터를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 운전자들은 온도 조절 레버 눈금을 ‘최대’에 맞춰놓고 풍량으로 온도를 조절하는데, 잘못된 방법이다.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하려면 레버를 중간 위치에 놓는 게 좋다. 또 풍향은 직접 운전자 얼굴을 겨냥하기 보다는 발 쪽으로 맞추는 게 좋다.
겨울에는 추운 날씨와 미끄러운 빙판 때문에 돌발사태가 벌어지기 쉬우므로, 응급대응 요령을 알아두면 좋다.
우선 눈길이나 결빙된 도로에서 바퀴가 헛돌 경우에는 차량 바닥매트를 바퀴 밑에 깔고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또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가급적 2단 기어 상태에서 출발하는 게 좋다.
급작스런 영하의 날씨에서는 배터리 성능이 20% 가량 떨어지므로, 평소 멀쩡했던 배터리도 말썽을 부릴 수 있다. 이 때는 임시로 배터리 상단에 수건을 덮고 섭씨 90도 정도의 뜨거운 물을 부으면, 대부분 시동이 걸린다. 차 문의 열쇠 홈이 물기로 얼어붙었을 경우에는 라이터나 성냥으로 열쇠를 가열한 후 반복해서 홈에 삽입하면 쉽게 열 수 있다.
이 밖에도 산모퉁이, 그늘진 도로, 터널이 끝나는 지점은 온도가 낮아 결빙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급제동이나 급가속은 삼가야 한다. 야간 옥외 주차 때에는 차량 앞쪽을 해뜨는 동쪽 방향으로 향하게 하면, 아침에 태양열의 보온으로 시동이 더 잘 걸린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