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태풍 '두리안'이 필리핀 동부와 중북부 지역을 강타해 최소 388이 사망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테레사 아구엘레스 적십자사 대변인은 1일 “필리핀 마닐라 동남쪽 350㎞지점의 알바이에 있는 마욘산 인근에서 태풍 두리안이 몰고 온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해 388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실종자도 9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146명이 숨지고 159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적십자사는 산사태로 도로가 유실되고 강물이 범람해 구조대가 현장에 접근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본격적인 구조활동이 시작되면 사망, 실종자수가 한층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인근 레가스피시 공항은 산사태로 흘러내린 화산재와 바위 등이 활주로를 덮치고 관제탑의 전력공급도 끊기는 바람에 폐쇄됐으며, 공항터미널의 지붕과 창문 등의 일부도 파괴됐다.
필리핀 정부는 구조요원과 장비를 적재한 AC-130 수송기를 사고 현지로 급파했으며 군 소속 구조요원 40명도 마닐라에서 헬기편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레가스피시의 노엘 로살 시장은 “지난 8월 화산이 폭발해 수백만 톤의 바위와 화산재가 마욘산 구릉지대에 쌓여 있었는데 이 바위와 화산재가 강한 바람과 집중호우로 떠내려 오면서 인근 파당 마을을 덮쳐 많은 피해를 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풍 두리안이 들이닥치기 몇 시간 전까지 쾌청한 날씨를 보여 많은 관광객과 주민들이 인근에서 일광욕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사망자가 500명을 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적십자사는 “마욘산에 인접한 비콜 지방에서는 파당 마을 외에도 여러 곳에서 재해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접수됐으나 전화가 끊기고 도로도 두절돼 정확한 피해상황이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마닐라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태풍 두리안으로 인한 교민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밝혔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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