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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아시안게임/'징글징글' 대만 징크스/한국야구, 대만에 2-4 덜미… 金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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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아시안게임/'징글징글' 대만 징크스/한국야구, 대만에 2-4 덜미… 金 먹구름

입력
2006.12.0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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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르고 별렀던 복수는 없었다. 3년 전 대만에게 당했던 충격파는 이제 지독한 징크스로 진화했다.

2003년 삿포로와 2006년 도하의 상황은 비슷했다. 9회초까지 스코어는 4-2. 3년 전 대만은 2점차의 스코어를 뒤집었지만 3년 뒤 한국엔 똑같은 드라마가 벌어지지 않았다.

아테네올림픽행 티켓을 낚아 채 갔던 대만을 상대로 ‘명예회복’을 노렸던 김재박 감독의 복수전도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한국 야구 대표팀이 30일 알 라얀 스포츠클럽 야구장에서 벌어진 도하 아시안게임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2-4로 패했다.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던 대만전의 패배로 한국은 98년 방콕 대회 이후 3연속 금메달의 꿈이 물거품 될 위기에 처했다.

● 깨지지 못한 대만 징크스

한달 동안 대만에게 내리 3번을 졌다. 코나미컵에서 삼성이 대만의 라뉴에 무릎 꿇었고, 대륙간컵에서도 대만에 졌다. 프로선수들이 출전했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을 제외하면 한국이 대만을 꺾은 것은 지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이 마지막이다. 이후 아마추어 국제대회에서는 7연패. 특히 대륙간컵에선 무려 30여년간 9연패의 수모가 이어지고 있다.

● 주인 바뀐 작전야구

‘작전 야구’는 원래 김재박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러나 한국의 전력을 세밀하게 분석한 대만은 한국의 ‘스몰볼’을 무력화시켰고, 오히려 허를 찌르는 작전을 구사했다.

이날 4차례의 ‘보내기 작전’을 쓴 한국의 번트 성공률은 25%. 선행주자가 아웃 된 것이 두 차례, 타자가 뜬 공으로 물러난 것이 한 차례였다. 번트 작전을 예상한 대만의 적극적인 수비 때문이었다.

반면 대만의 4번 타자 첸진펑(라뉴)은 1-0으로 앞선 4회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예상치 못한 3루 도루를 성공시켰다. 흔들린 손민한(롯데)은 린즈셩(라뉴)에게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내주고 말았다.

● 대만 해외파의 힘

빠른 볼로 한국 타자를 압도한 왼손 선발 궈홍츠(LA 다저스ㆍ5이닝 1실점), 6회 마운드에 올라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은 장첸밍(요미우리ㆍ4이닝 1실점) 모두 해외파다.

대만 타선은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의 첸융지가 이끌었다. 4회 선제 홈런과 3-2로 앞선 8회 쐐기 홈런이 그의 몫이었다.

한국의 김재박 감독은 “장타력이 좋은 대만에게 너무 쉽게 홈런을 맞았다. 선수들의 경험부족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도하(카타르)=한준규기자 manbok@hk.co.kr

허구연 관전평/ 장타력에 뒤져 리드 빼앗겨

전체적인 흐름에서 리드를 잡지 못한 것은 장타력에서 대만이 앞섰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 선수들은 경직된 탓인지 찬스에서 득점타를 때리지 못하는 등 감독의 작전에 부응하지 못했다.

일단 상대에 대한 전력 분석에서 대만이 앞섰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이 ‘스몰볼’을 구사하는 것을 간파하고, 번트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 때문에 번트를 댈 때마다 2루에서 주자가 아웃되는 등 전혀 진루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대만의 수비가 엉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기지 못한 것은 번트 실패와 진루타 부재가 컸다.

승부를 가른 것은 대만의 4번타자 천진펑의 허를 찌르는 3루 도루였다. 한국으로선 4회 천룽지에게 홈런을 맞은 뒤 더 이상의 실점을 내주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후 2루타로 나간 천진펑이 3루 도루에 성공하며 추가득점에 성공했다. 그만큼 대만이 한국에 대한 분석을 했다는 이야기다.

5회 1사 2ㆍ3루에서 정근우가 높은 체인지업에 삼진 당하는 등 전체적으로 선수들이 여유가 없었던 점이 아쉬웠다. 투수 교체도 국제대회임을 감안하면 상대를 압도하는 빠른 볼 투수가 아니라면 한 박자 빠르게 교체 타이밍을 잡았어야 했다고 본다.

이번 대회 결과를 제쳐놓더라도 한국야구가 대만보다 우세하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 대만은 ‘아시아의 도미니카공화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야구 인기가 높아 젊은 선수들이 계속 몰려드는 데다 미국으로 진출하는 선수들은 베이스러닝과 배팅 부분에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 한국은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국제무대에서 계속 당할 가능성이 높다.

도하에서ㆍMBC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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