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베이징에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조찬을 겸한 깜짝 회동을 가졌다. 박 전 대표는 30일 칭다오의 한 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회동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서 “힐 차관보가 6자회담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는 “힐 차관보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에게 6자회담과 관련한 미국측 생각을 전달한 뒤 북측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북한이 계속 핵 보유를 주장하면 주변 국가들도 핵을 갖겠다고 할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을 힐 차관보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 자리에서 “요즘 일본이 핵무장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한반도 주변) 상황이 달라진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한 뒤 “일본에서 핵 보유 관련 논의가 나오는 것 자체를 막을 순 없지 않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는 “힐 차관보는 ‘주한미군의 계속 주둔을 원하는 한국인이 더 많은데도 한국이 미군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미국인들에게 각인돼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면서 “북핵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는 핵 개발에 쓰일 수 있는 달러와 물자 지원을 원천적으로 끊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숙소인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회동은 힐 차관보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6자회담 재개 문제를 사전 협의하기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힐 차관보는 중국 언론을 통해 두 사람이 같은 곳에 묵고 있다는 것을 알고 박 전 대표측에 연락을 했다.
칭다오=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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