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항공 여객기가 제주공항에 착륙하다 기체가 활주로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아찔한 순간이었으며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앞 바퀴가 튕겨나가 동체착륙 형태로 400여m 밀려갔으나 기장의 침착한 대응과 승객들의 안전의식으로 인명피해가 적었던 것은 다행이다.
우리는 저가 항공사의 긍정적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요금이 싸다는 이유로 승객의 안전까지 소홀하게 여긴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곧 밝혀지겠지만 일단 앞쪽의 랜딩기어가 파손된 것이 직접 이유다. 항공사측은 "돌풍을 피하기 위해 경(硬)착륙을 하다 그렇게 됐다"고 밝혔지만 설득력이 없다. 공항기상대측은 돌풍현상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고, 경착륙을 한다고 랜딩기어가 파손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한성항공의 사고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출범 후 10월에 타이어 펑크 사고가 있었고, 올 5월엔 시동이 걸리지 않아 운항이 지연됐으며, 8월엔 기체결함으로 6편이 결항되기도 했다.
저가 항공사의 잦은 사고는 한성항공만이 아니다. 올 6월 취항한 제주항공도 엔진 고장이나 프로펠러 이상으로 운항 지연이 잇달았고, 8월엔 김해공항에 착륙하던 항공기가 뒷부분이 부서져 한동안 운항이 중단됐다.
보유한 항공기 대수가 적어 무리한 운항이 불가피한데다, 자체 정비에 대한 투자여력이 없고 필수 예비부품을 준비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 하니 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성항공(충북 청주)와 제주항공(제주) 외에 인천시와 경기 포천시도 저가항공사 유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명분 외에도 지역주민이 값싸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저가항공사의 활성화는 바람직하다.
다소의 소음이 있고 서비스가 부족한데도 이용률이 늘고 있음은 그 필요성을 반증한다.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승객의 안전이다. 항공사 스스로 기체정비와 운항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지만 당국의 관리ㆍ감독도 더욱 철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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