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모비스 우지원(33)의 별명은 ‘황태자’. 잘 생긴 외모와 폭발적인 3점포로 연세대 시절부터 오빠부대의 우상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프로 데뷔 이후로는 기대만큼은 보여주지 못했다. 2003~04 시즌에서 평균 20.48점으로 정점에 올랐으나 이후 두 시즌에선 각각 11.25점, 10.53점에 그쳤다. 수비를 강조하는 유재학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 시즌 우지원은 ‘2, 3쿼터의 사나이’로 변신했다. 외국인 선수가 1명밖에 뛸 수 없는 2, 3쿼터에서 궂은 일을 도맡고 있다. 포인트 가드의 손끝 쳐다보던 플레이는 이젠 옛날얘기가 됐다. 어시스트, 가로채기, 리바운드를 한 개라도 더 올리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우지원은 29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06~07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F전에서 풀타임에 가까운 38분44초를 뛰며 17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 팀의 80-76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모비스는 지난 10일 동부전부터 계속된 원정 4연패에서 벗어났고, 4연승을 마감한 KTF는 공동선두에서 3위(9승6패)로 미끄러졌다.
우지원은 76-76이던 종료 51초 전 자유투 2개로 역전을 이끈 데 이어 10초 전 또 다시 자유투로 2점을 올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4쿼터에서 올린 4점 모두 종료 직전에 나온 천금 같은 점수였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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