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요르단에서의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28일 이라크전에 대한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해 주목된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상황 악화의 원인을 알 카에다의 음모에서 찾는가 하면 이란ㆍ시리아와는 대화하지 않는다는 방침에서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요르단에 앞서 에스토니아를 방문, 투마스 헨드릭 에스토니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 “이라크에서 다수의 종파간 유혈 분쟁이 발생하고 있으나 내 견해로는 이는 알 카에다가 이라크 주민들에게 상호 보복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러나 이라크에서의 내전 비화를 경고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및 일부 언론의 지적에 대해선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부시 대통령은 말리키 총리와의 회담과 관련, “말리키 정부가 폭력에 대처할 것이며 우리는 이를 돕기를 희망한다”면서 “이는 승리하려는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전 상황 개선을 위해 이란, 시리아와의 직접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아랍권내 동맹국하고만 대화한다는 전략을 변경할 것 같지 않다고 뉴욕타임스가 이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과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이 29, 30일 요르단을 방문,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다수의 수니파 아랍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지만 이라크와 레바논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란과 시리아 쪽 인사들은 접촉대상에서 배제했다고 전했다.
한편 부시 대통령의 요르단 방문을 앞두고 말리키 총리 등 이라크 지도자들이 속속 요르단 수도 암만으로 모여들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 앞서 28일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만난 타리크 알 하셰미 이라크 부통령은 “이라크의 폭력사태가 내전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셰미 부통령은 “이라크의 치안혼란이 주변국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전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위기 극복을 위한 주변국들의 공동 노력을 촉구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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