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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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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숙의 길 위의 이야기]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

입력
2006.11.28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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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KGB 요원 리트비넨코 사망'. 영국으로 망명해 살던 러시아인이 독극물로 살해됐다는 신문기사 표제다. 또 한 표제는 '영ㆍ러 스파이 암살 갈등 확산'. 한국의 간첩 사건도 보인다. 신문에 '간첩'이란 글자가 나타난 지 두 달쯤 됐나.

그 무섭던 말이 별 위협감을 주지 않고 생경하기만 했다. 요즘도 간첩이 있나? (시인처럼) 사양 업종이거나, 역사 속으로 이미 사라진 직업인 줄만 알았는데. 장진 감독의 영화 <간첩 리철진> 이 나올 즈음부터 내 의식 속에서 간첩에 대한 막무가내 공포심이 진정됐던 것 같다.

그 공포심은 실제의 간첩에 대한 것이라기보다 간첩과 나도 모르게 얽혔을 때 처해질 불행한 운명에 대한 상상공포, 예비공포였다. 그러니 부조리극 같은 그 공포가 잦아들었다는 건 대한민국이 조금은 소통 가능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됐다는 뜻일 테다.

간첩은 다른 말로 첩보원 정보원 밀정 스파이이다. 다 같은 말인데, 그 중 간첩이 제일 어감이 안 좋다. 그래서 우호적이거나 중립적으로는 첩보원이나 스파이라는 말을 쓰고 적대적으로는 간첩이란 말을 쓰나보다. 그런데 정보원이란 말은 현실감이 있는데 왜 간첩은 비현실적으로 들릴까?

시인 황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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